매일신문

위안화 강세에 얇아진 中근로자들 통장

중국 위안(元)화의 강세로 원화 가치가 하락하면서 중국에 진출한 국내 기업과 한국에 취업한 중국인 근로자들이 애간장을 태우고 있다. 위안화 환율(외환은행 기준)은 18일 현재 1위안 당 211.07원으로 지난 3월말 140.71원에 비해 50% 이상 폭등했다.

이 때문에 중국 진출 국내 기업은 현지 급여 등 투자 부담이 50% 정도 늘었고, 국내 취업 중국인 근로자들은 원화로 받는 급여의 가치가 떨어져 손해를 보고 있다.

구미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구미공단의 경우 150여개 업체가 중국 산동성, 강서성 등에 LCD, 휴대전화 업종 등에 투자하고 있는데, 이들 중 일부는 원화가치 하락과 내수시장 둔화 등으로 고전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일부 기업들은 투자비용을 감당하지 못해 공장 가동을 중단하거나 야반도주 기업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체감물가의 급등으로 한국 상인, 주재원, 유학생 등 상당수 교민들이 중국 생활을 접고 귀국해서 베이징, 칭다오 등의 교민 수가 급격히 감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2년전부터 칭다오에서 국제학교를 운영하는 김모씨는 "유학생 감소와 유지 비용부담 증가 등으로 학교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라고 했다.

국내 취업 중국인 근로자들도 타격을 입기는 마찬가지.

구미지역의 경우 외국인 고용허가 또는 방문취업 허가를 받아 구미공단 등 구미지역에 취업한 중국인 근로자는 557명. 이들 상당수는 최근 원화가치 하락으로 송금액 감소 등으로 낭패를 보고 있다.

구미공단의 한 중소기업에 다니는 중국인 근로자 A씨는 "지난해만 해도 월 급여 100여만원을 중국으로 송금하면 8천위안 정도 됐는데 지금은 5천위안도 채 안 된다"며 "미래 생활을 준비하는데 차질이 많다"고 털어놨다. 구미시내 한 음식점에서 일하는 중국인 B씨는 "1여년 동안 열심히 일하며 급여를 차곡차곡 모아 뒀는데 최근 원화 가치가 크게 하락해 비명소리가 나올 정도"라고 하소연했다.

구미·이창희기자 lch888@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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