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에 유학중인 외국인 학생들의 지갑이 뚱뚱해지고 있다. 환율 상승으로 지난해보다 원화 가치가 절반 가량이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특히 유학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국인 학생들은 갑자기 나아진 지갑 형편에 '띵호아'를 외치고 있다. 가정형편이 나은 학생은 중국에서 위안화를 더 가져와 '원화 사재기'에 나서고 있으며, 그렇지 않은 학생도 생활비 부담이 줄어들면서 기뻐하고 있다.
계명대 기계자동차공학부에 재학중인 주차우(朱超)씨는 얼마 전 중국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평소보다 더 많은 학비를 보내달라고 했다. 원화 가치가 급격하게 떨어진 이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서다. "언제 환율이 떨어질지 모르잖아요. 등록금은 매년 내야하니까 조금이라도 더 쌀 때 원화로 많이 바꿔놔야지요. 다른 중국인 친구들도 좀 있으면 환율이 내린다는 소문에 고향에서 위안화를 가져와 원화로 바꾸고 있어요."
주차우씨는 얼마 전 2만위안을 원화로 바꿔 400만원이 넘는 돈을 거머쥐었다. 1년 전만 해도 2만위안은 260만원 정도밖에 안 되는 액수였다.
계명대 대학원에 다니는 꾸어쩐(廓震)씨도 갑자기 풍족해진 지갑사정에 연일 싱글벙글한다. 그는 "형편이 좀 나은 여학생들은 화장품, 남학생들은 전자제품을 많이 사고 있다"며 "중국돈 가치가 높아지니까 상대적으로 한국 제품이 싸게 느껴진다"고 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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