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재래시장, 경기 침체 충격파 제일 크다

대구시내 골목상권에 가게를 연 서민들의 삶이 몹시 어렵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몰고온 실물경기 침체가 빠르게 확산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학원들은 경기를 많이 타지 않고 있다. 불황기에도 자녀들에 대한 교육비 지출만은 가장 늦게 줄인다는 속설이 입증된 것이다.

이 같은 사실은 영세 소상공인들에게 1인당 1천만원 안팎의 소액자금대출 보증을 서주는 대구신용보증재단의 보증사고율 집계(지난달말 기준)에서 확인됐다.

◆어느 동네가 가장 어렵나?

대형 재래시장이 경기침체로 인해 가장 강한 타격을 입고 있다. 서문시장 및 인근상가, 칠성시장 및 대구역 인근상가의 사고율은 각각 11.62%와 12.37%를 기록, 대구신용보증재단 올해 사고율 평균(2.50%)을 크게 웃돌았다.

북성로 부품상가가 4.44%, 메트로센터상가도 4.15%의 사고율을 기록하면서 이 곳 경기 역시 좋지 않음을 나타냈다.

중구 교동·화전동 일대에 있는 주얼리 특화상가도 2.99%의 사고율을 보이면서 귀금속 경기 역시 불황의 직격탄을 맞고 있었다. 모다아울렛 주변 의류상가에도 자금공급이 많았는데 경기가 나빠지면서 이 곳 역시 2.79%의 사고율이 나타났다.

대구시내 구별 사고율을 보면 서구가 7.38%를 기록하면서 경기가 가장 좋지 않음을 보여줬다. 대구시내에서 아파트 거주 비율이 가장 낮은 지역 중 하나로 상대적으로 서민들이 많이 사는 서구의 골목경기가 매우 나쁜 것. 서구 다음으로는 달성군(6.73%)과 남구(6.60%)의 사고율이 높았다. 그 뒤를 수성구(5.24%), 동구(5.03%), 달서구(4.95%), 북구(4.86%) 등이 이었고 유동인구가 가장 많은 중구가 3.66%의 사고율로 가장 낮았다.

대구시내 구별 사고율이 모두 올해 보증재단 사고율 평균(2.50%)을 크게 웃도는 것은 최근 수년 동안의 누적사고율이기 때문. 하지만 이 사고율이 올해의 상황도 상당 부분 반영하고 있다고 신용보증재단은 설명했다.

◆어디가 비교적 괜찮나?

세계적 불경기에도 수성구에 밀집한 학원사업자들은 선전하고 있다. 학원사업자들은 100여곳이 넘는 곳에서 32억여원의 자금을 받아갔는데 사고가 단 1건에 불과했다. 학원들은 거의 부실이 일어나지 않은 것이다.

학원이 밀집한 대구 수성구 범어동 한 학원 관계자는 "아무래도 경기를 조금 타긴 하지만 다른 업종에 비하면 경기영향을 받는다고 할 수도 없다. 특히 수성구 범어네거리에서 만촌네거리 사이에 있는 영어·수학 등의 학원은 경기 영향을 전혀 받지 않는다. 경기불황이 장기화하면 동네의 음악·미술 등 예체능학원은 영향을 받기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가운데 동성로(1.25%)와 약전골목(1.67%)도 올해 전체 평균 사고율을 밑돌면서 아직까지는 선방하고 있었다. 52곳의 사업자가 보증을 받은 중구 남산동 인쇄상가도 단 한곳의 보증사고 가게도 나오지 않는 등 탄탄한 영업을 하고 있었다.

10곳의 가게가 보증자금을 받아간 들안길 음식점 골목도 아직까지 보증사고가 나지 않았다.

대구신용보증재단 추교원 이사장은 "최근 2년새 내림세를 보였던 보증사고율이 올들어 급증하고 있다. 그렇지만 돈이 부족해 고통을 겪는 영세 소상공인들에 대한 자금지원도 멈출 수 없는 상황이다. 신용보증재단 입장에서는 위험관리를 해야하지만 소상공인들이 자금부족에 시달리지 않도록 최대한 지원노력을 펴고 있다"고 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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