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사설] 울진공항 활용은 본래 취지 살리는 방향에서

울진공항을 항공레포츠 전용 공항으로 운영하자는 제안이 나왔다. 오늘 오전 대구서 열린 경북 공항 활성화 포럼에서다. 다 지어 놓고도 용도가 없어 문을 못 여는 이 공항의 활로를 두고 제시됐던 여러 방안에 또 하나의 아이디어가 보태진 모양새다. 앞서서는 ▷저가항공사 유치를 통한 여객 공항으로서의 돌파구 개척 ▷항공기 정비 전용 공항 전용 ▷군용 공항 전환 등등이 대책으로 거론된 바 있다.

일면 중구난방으로 보일 정도로 극과 극을 오가는 방책들이 설왕설래되는 것은 말할 필요 없이 이 공항이 처한 아주 나쁜 상황 때문이다. 10년 전 착공 후 1천억 원 이상을 들여 건설해 놨지만 승객 부족 탓에 항공사들이 취항을 기피하는 게 그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부는 어떤 방식으로든 울진공항을 일단 가동시켜 놓고 보는 데 최대 목표를 두는 듯한 인상을 줘 왔다. 정비 공항 혹은 군용 공항으로의 전용 가능성 거론이 단적이 예다.

그러나 그런 건 현지인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방안이라고 했다. 공항 건설이 그 밑바닥에 깔고 있는 것은, 오지 중 오지로 갇혀 있는 울진을 외부와 연결시켜 줄 효율성 높은 통로를 만들어 달라는 숙원이기 때문이다. 항공레포츠 전용 공항 또한 그런 소망에 충분히 부응할 수 있는 방식은 물론 아니다. 하나 울진 발전에 도움 줄 소지는 있어 보인다.

이번 일을 통해 공항 활용 논의가 점차 다양해질 조짐이 나타나는가 싶어 느낌이 좋다. 경북도청도 마침 지난봄 이후 역내 공항 활성화 포럼을 구성해 활로 개척에 나선 참이다. 종전처럼 중앙정부 처분에만 맡겨놓고 있을 게 아니라 당초의 공항 유치 취지가 살려질 수 있도록 지역민 스스로 길을 탐색하는 노력을 더 기울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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