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라 선덕여왕 3년(634년) 창건된 경주 분황사가 신라시대 때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보여주는 고고학적 증거가 드러났다.
1990년부터 분황사 일대를 발굴 중인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소장 지병목)는 11일 "올해 조사에서 분황사 석탑에서 남쪽으로 30.65m 떨어진 지점에서 중문터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중문터는 전체 길이 12.63m에 도리칸(정면) 3칸, 보칸(측면) 2칸 규모다.
지 소장은 "종래 조사와 이번 조사 성과를 통해 분황사는 가람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석탑과 금당, 중문이 모두 남북 일직선에 위치하는 전형적인 평지 가람 형식을 취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중문 터 양쪽으로는 동서 방향으로 이어지는 남회랑 터가 확인됐다. 이 남회랑은 보칸 2칸으로 2중 회랑을 갖춘 소위 복랑(複廊) 구조라는 사실도 아울러 밝혀졌다.
남쪽 회랑 가운데 중문을 전면에 놓고 바라볼 때 왼쪽에 해당하는 서남쪽 회랑 터는 동서 길이 62.89m에 도리칸은 19칸이 배치된 것으로 밝혀졌으며, 그 반대편 동남쪽 회랑터는 현재까지 5칸의 도리칸이 확인된 상태라고 연구소는 덧붙였다. 남쪽 회랑 전체의 동서 너비는 138.4m로, 이는 신라 최대 사찰 황룡사(176m)의 규모와 버금가는 것이다. 또 신라시대 고대 가람 가운데 복랑 구조는 지금까지 황룡사가 유일했으나 분황사에서도 이런 사례가 확인돼 주목받고 있다.
이날 또 국립경주문화재연구소는 1970년대 안압지와 그 주변 조사 이후 30여년 만에 임해전지(臨海殿址·사적 18호) 북쪽 지역 신라 왕경(王京) 유적을 발굴조사한 결과 무수한 통일신라시대 유적과 유물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해부터 현재까지 2년간에 걸친 발굴조사 결과 이 일대에서는 잘 다듬은 장대석으로 기단을 갖춘 통일신라시대 대형 건물지를 비롯한 왕궁 관련 유적 8동과 대형 담장터, 깊이가 무려 7.3m에 이르는 석축 우물 등이 확인됐다.
경주·최윤채기자 cy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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