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저 아래 뭐가 있는 거야?…'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SF의 거장 프랑스 작가 쥘 베른의 '지구 속 여행'(1864)을 원작으로 한 영화다.

지구 중심으로 가는 통로가 있고, 그 속에는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신비한 세계가 존재하고 있다는 가설에서 출발한 소설이다. 쥘 베른은 '해저 2만리' '달나라 탐험' '80일간의 세계일주' 등 해박한 과학적 지식에 상상력을 덧댄 작품으로 그는 '과학 소설의 아버지'로 통한다.

'미이라'의 브렌든 프레이저가 주연을 맡은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화려한 컴퓨터그래픽과 3D 입체 등 현대적 기술을 동원해 새롭게 만든 버전이다.

지질학자 트레버(브렌든 프레이저)는 수년 전 실종된 형의 유품에서 '지구 속 여행'이라는 고서를 발견한다. 조카 션(조쉬 허처슨)과 함께 형의 암호를 해독해 불과 얼음으로 뒤덮인 땅 아이슬란드로 향한다. 고서에 명시된 대로 찾아간 산장에서 미모의 산악가이드 한나(아니타 브리엄)의 도움을 받아 사화산 분화구에 오르지만 급작스런 기후 변화로 동굴에 갇히게 된다. 그곳에서 그들은 지구 중심 세계로 통하는 빅 홀로 빠지게 된다.

이 영화는 시각적 오락성에 목을 매는 영화다. 뜨거운 용암이 쏟아지고, 거대한 식인 식물의 위협과 상어만한 파라냐가 우글거리는 바다를 건넌다. 다이아몬드와 루비가 지천으로 널린 동굴에, 까마득한 절벽을 건너기 위해 무중력의 허공에 매달려 있는 자석바위를 징검다리 삼아 넘기도 한다. 거기에 티라노사우루스까지 주인공들을 노리고 달려든다.

에릭 브레빅 감독은 제임스 카메론의 '어비스'(1989)를 비롯해 '맨 인 블랙'(1997) 등의 특수효과를 맡았던 인물이다. '토탈 리콜'(1990)로 아카데미 시각효과상을 받은 바 있다. 그가 체득한 각종 기술을 총동원해 만든 것이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이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이 3D 입체 실사영화라는 점이다. 3D 기술은 그동안 로버트 저맥키스 감독의 '폴라 익스프레스'(2004)와 같은 애니메이션에 주로 적용됐다. 이 영화에는 '터미네이터'와 '타이타닉'의 제임스 카메론 감독이 개발한 퓨전카메라 시스템이 사용됐다. 두 대의 HD 카메라를 6.3cm 간격을 두고 촬영해 실사영화를 입체화하는 기술이다.

공룡의 추격 장면과 지하세계에 펼쳐진 철로를 질주하는 장면 등은 3D 입체기술로 마치 롤러 코스트를 탄 것처럼 스릴 넘친다.

지구 밑바닥에 '인디아나 존스' 식 광산 철로가 놓여 있는 등 황당한 전개가 눈에 거슬리지만, 고민 없이 쉽게 볼 수 있는 할리우드 오락영화다. 방학을 맞아 자녀들에게 쥘 베른이란 이름을 기억하게 하고 보여주면 좋겠다.

특히 본격적인 3D 실사영화라는 점에서 3D로 감상하기를 권한다. 3D 전용관은 국내 30여개가 있고, 대구에도 3, 4군데 있다. 관람료는 일반영화에 비해 1천~2천원가량 비싼 편. 본격적인 3D를 염두에 두고 만들었으니 체험한다는 느낌으로 관람하는 것도 괜찮겠다. 92분. 전체 관람가.

김중기기자 filmto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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