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정욱희·이경용 교수 '피아노와 영상의 만남' 연주회

라흐마니노프 음악 눈으로 본다

▲ 사진=이경용 교수 제공
▲ 사진=이경용 교수 제공

피아노 천재이자 차이코프스키 이후 전 유럽에 이름을 알린 러시아의 음악 귀재 라흐마니노프. 그의 음악은 처음 듣는 이들에게조차 잊히지 않을 만큼 강렬한 인상을 남기는 것으로 유명하다. 건반이 부서질 듯이 쏟아지는 선율과 울음을 가득 머금은 듯한 절제미는 그 누구도 감히 따라오지 못할 라흐마니노프만의 고유한 음악 정신을 담고 있다. 실제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기 어려워하는 곡 중에는 언제나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이 끼어있다.

전공자들 역시 힘겨워하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악 세계. 이를 이미지화시켜 동영상으로 담아낸다면 어떨까? 경북대학교 음악학과 정욱희 교수와 시각정보디자인학과 이경용 교수가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세계를 영상으로 이미지화시켰다. '피아노와 영상의 만남'이란 주제로 실험정신 가득한 연주에 나선 것이다. 이 교수는 라흐마니노프 뿐만 아니라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생상스의 '동물의 사육제', 베토벤 소나타 17번 '템페스트' 등 총 4곡을 동영상으로 재창조했다. 이번 연주회엔 정 교수와 그의 제자들이 연주에 나서고 이와함께 이미지화된 동영상을 상영한다.

'이미지 연주회' 아이디어를 만든 사람은 피아니스트 정욱희 교수다. 하지만 정 교수는 연주회 준비 단계부터 고심을 거듭해야 했다. 연주를 통해 관객들에게 주체적인 상상력을 제공해 주는 것이 연주자들의 소임임을 주장한 이들이 영상 상영 반대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정 교수는 결국 이미지 연주회에 대한 평가를 오롯이 '관객의 몫'으로 돌리며 음악회를 완성시켰다. 정 교수는 "클래식 연주는 이래야 한다는 고정관념에 갇혀 있기 보다는 다양한 방법을 통해 클래식의 색다른 묘미를 전해주고 싶었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세부 작업은 이경용 교수의 아이디어로 마무리됐다. 이 교수는 라흐마니노프의 음울하면서도 러시아 특유의 어두운 낭만을 흩날리는 눈송이로 표현해냈다. 호두까기 인형 역시 발레 공연의 환상적이면서 동화적인 느낌을 살렸다. 이 교수는 "곡 특유의 성격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했으며 생상스 동물의 사육제는 애니메이션을 통해 곡의 즐거움을 배가시켰다"고 전했다. 기존 클래식 공연에서 볼 수 없었던 색다른 공연이 연출될 예정이다. ▶공연안내=29일 오후 7시 30분/우봉아트홀/053)472-9947.

정현미기자 bor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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