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지역 유통가에는 봄부터 고유가와 고물가의 광풍이 불어닥쳤다. 대구지역 백화점과 대형소매점 등 유통업체들과 소비자들은 고물가와 고유가로 홍역을 치르는 등 다사다난한 한 해였다. 롯데 등 대구지역 백화점 관계자들로부터 올 한해 대구지역 유통업계를 강타했던 10대 뉴스를 골라봤다.
◆대형 유통업체 대구 진출 확정
올 초부터 대형 유통업체의 대구진출 확정 소식이 이어졌다. 현대백화점은 지난 2월 대구진출을 공식 선언했고 중구 계산동에 지하 6층·지상 8층 규모로 들어설 예정이다. 롯데도 지난 2월 봉무동 이시아 폴리스에 프리미엄 아울렛 진출을 선언했다. 이밖에 이랜드 소유였던 홈에버가 홈플러스에 인수돼 이마트와 홈플러스간 경쟁이 치열해지게 됐다.
◆불황극복 판촉전 치열
미국발 금융위기가 극심한 경기불황으로 이어지면서 지역 유통업계는 치열한 판촉전을 벌였다. 이월상품이나 기획상품도 예년에 비해 20~30% 저렴해졌고 물량도 늘었다.불황으로 오히려 잘 팔리는 상품도 생겨났다. 여성들은 화장품 비용을 줄이기 위해 붉은색 립스틱을 선호했고 스포츠용품과 보신제품의 매출도 늘었다. 유통업계는 매출을 늘리기 위해 라면 등 생활필수품을 위주로 한 사은선물을 제공해 눈길을 끌었고 사은선물 지급률도 참여고객 모두가 받을 수 있도록 '100% 당첨'으로 변경했다.
◆먹을거리 불안 확산
멜라민 파동과 중국에서 생산되던 새우깡에서 쥐꼬리가 나오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기피현상이 더욱 심해졌다. 이에 따라 유기농 과자 판매가 늘고 일반 커피 대신 원두커피 등을 먹는 사람들이 증가했다. 친환경 전문 매장인 올가의 유기농 음식재료의 매출이 지난해에 비해 10% 이상 늘었다.
◆프리미엄 생수 인기
지난 3월 구미에서 낙동강 페놀 오염 사건이 일어나면서 생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유통업계는 국내외 유명 프리미엄 생수를 진열하면서 생수 차별화 전략에 들어갔다. 베이비 워터, 해양심층수 등의 이색적인 생수들이 인기를 끌었다.
◆스타 마케팅 활발
지난 8월 열린 북경올림픽에 맞춘 다양한 마케팅이 대구지역 유통업계에서도 진행됐다. '마린보이' 박태환이 경기장에 들어갈 때 착용한 헤드폰을 찾는 고객들의 문의가 많았고 수영붐이 일어 수영복의 판매가 높기도 했다. 한국 야구가 금메달을 따면서 야구용품들의 매출도 높았다. 피거스케이트 요정인 김연아의 국제 피거스케이트 대회의 우승으로 김연아관련 상품들의 인기도 높았다.
◆높은 금값과 환율, 고유가 대체 상품 인기
금값이 수년전보다 두배 이상 올라 돌잔치에 쓰인던 돌반지는 이젠 거의 찾기 어렵게 됐다. 대신 건강을 기원하는 은수저를 주거나 현금, 상품권을 주는 경우가 많아졌다. 롯데백화점은 지난 10월부터 돌잔치에서 쓰기 편하게 돌잔치용 상품권 포장지를 새롭게 선보이기도 했다. 고유가로 가정에서 전화 또는 인터넷을 이용한 쇼핑고객이 늘어나면서 배달 특수가 일어나기도 했다. 폭발적인 배달 물량의 증가로 인해 동아백화점 쇼핑점과 수성점, 동아마트 수성점 등은 배달차량을 추가 배치하는 것은 물론 직원 차량까지 이용해 배달하는 등 새로운 쇼핑 풍속까지 생겨났다.
◆차라리 내손으로 직접 만들자
먹을거리 불안, 높은 물가, 경기 불황 등으로 집에서 직접 만들어 먹거나 가구 등을 만드는 경우가 늘었다. 백화점 문화센터에는 집안 가구나 인테리어 소품을 직접 만드는 과정과 요리 과정의 수강생들이 증가했고 대형소매점에서도 집에서 직접 만들 수 있는 가구 재료나 작업공구들의 인기가 높았다.
◆아동 범죄에 변화하는 상품변화
대구지역에서는 올 한해 아동 성폭력 사건이 많았다. 모 초등학교의 집단 성폭력 사건부터 달성군 초등학생 유괴 살인사건까지 자녀를 둔 가정에서는 불안한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올해 아동복은 밝은 색상, 겹쳐 입는 옷, 바지가 인기를 끌었다. 아동 성폭력에 대한 부모들의 불안 심리가 아동복으로 이어진 것이다. 유통업체들은 아동 성폭력 예방에 대한 이벤트를 많이 열었다.
◆남성고객 유통가 '큰 손' 부상
수년전부터 화장품 매장에는 남성 화장품 비중이 점점 늘더니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올 초 남성 화장품 전문판매점을 열었다. 또 올해 남성들이 많은 관심을 보였던 상품들은 손목시계, 탈모 방지 상품 등 다양했다. 특히 시계는 휴대폰 때문에 잊고 있던 손목시계가 새롭게 남성 패션 아이콘으로 떠올라 한때 70%가 넘는 매출 신장을 보이기도 했다. 남성들이 주요 고객으로 떠오르자 유통업계는 남성고객들을 잡기 위한 다양한 판촉전을 진행했다. 남성들이 직접 쿠폰과 장바구니를 챙기는 경우가 늘면서 남성들을 위한 DM 제작이 늘었고 주말마다 남성들을 위한 행사와 남성들의 휴식공간을 늘리기도 했다.
◆대형소매점 미국산 쇠고기 판매 개시
지역 대형소매점이 지난달 27일부터 미국산 소고기 판매를 개시했다. 하지만 초반 인기와 달리 오히려 고가의 한우와 돼지고기가 인기를 끌었다. 이는 미국산 쇠고기의 반발로 프리미엄 쇠고기 및 돼지고기를 찾는 고객들이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모현철기자 mo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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