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병휘의 교열 斷想] 열심히 할게요

2009년 己丑年(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에 이루고자 하는 소망은 차질없이 목표를 향해 차근차근 잘 진행해 나가겠지요?

달력에 기록된 월의 표시는 1월 2월 3월…12월 또는 JANUARY FEBRUARY MARCH…DECEMBER 등으로 아라비아 숫자나 영문으로 표기되어 있는 게 주를 이뤘으나 최근 들어 순 우리말로 된 것도 눈에 띈다.

'해오름달'(1월:새해 아침에 힘 있게 오르는 달)을 비롯하여 시샘달(2월:잎샘추위와 꽃샘추위가 있는 겨울의 끝 달) 물오름달(3월:산과 들에 물이 오르는 달) 잎새달(4월:물 오른 나무들이 저마다 잎 돋우는 달) 푸른달(5월:마음이 푸른 모든 이의 달) 누리달(6월:온 누리에 생명의 소리가 가득 차 넘치는 달) 견우직녀달(7월:견우직녀가 만나는 아름다운 달) 타오름달(8월:하늘에선 해가, 땅위에선 가슴이 타는 정열의 달) 열매달(9월:가지마다 열매 맺는 달) 하늘연달(10월:밝달뫼〈백두산〉에 아침의 나라가 열린 달) 미틈달(11월:가을에서 겨울로 치닫는 달) 매듭달(12월:마음을 가다듬는 한 해의 끄트머리 달) 등이다.

새해를 맞아 서로 덕담을 주고받으며 "열심히 할께요."라고들 말하지만 실제 글로 표기할 때는 "열심히 할게요."라고 해야 옳다. '올게'와 '올께', '올시다'와 '올씨다' 등에서 어떨 때 된소리, 예사소리로 써야할지 혼동을 하는 경우를 보게 된다.

'-ㄹ게, -걸, -ㄹ거나, ㄹ세라, -ㄹ지니라, -ㄹ지어다, -올시다'처럼 의문을 나타내지 않는 어미들은 예사소리로, '-ㄹ까, -ㄹ꼬, -리까, -ㄹ쏘냐'(할까,어찌할꼬, 하오리까, 할쏘냐)처럼 의문을 나타내는 어미들은 된소리로 적는다.

지난해 한 전직 아나운서가 방송에 복귀하면서 "많이 떨리네요. 흥분도 되고 설레기도 하네요. 1년 반 만에 반갑게 인사 드릴께요." 라고 소감을 발표했는데 "인사 드릴께요."는 '인사 드릴게요'의 잘못된 표기이다.

"여보, 시장에 갔다 올게." "언제 날 잡아 서울로 나들이 한번 갈거나." "그가 써놓은 답변을 봤더니 글쎄올시다." "몸이 떠난다고 마음마저 떠날쏘냐?" "서로 사랑함이 부부의 도릴지니라." "친일재산 환수가 헌법위배?…그건 아니올시다." "선수 3명 줄게 1명 다오." "초고속 인터넷 가입 회사를 바꾸세요, 20만원 드릴게요."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무엇이든지 도와 줄게. 말해 줄 수 없니?" 등으로 쓰인다.

소띠 해를 맞아 여러분 모두에게 행운이 가득하길 빕니다. 교정부장 sbh12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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