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면 으레 하는 이야기가 띠 이야기다. 이 책 역시 그렇고 그런 띠 이야기 중 하나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적어도 저자의 입장에서는 억울할 듯하다. 종전의 책과 달리 독특한 양식을 택했다. 띠에 관련된 기본적인 지식 이외에 동물과 관련된 정치 경제 사회 문학을 망라했다. 그런데도 딱딱하지도 않다. 문답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재미있고 가볍다.
저자 모로하시 대쓰지는 한자사전인 '대한화사전'(大漢和辭典)을 지은 저자답게 책 속에 수많은 동양고전을 자유자재로 인용하고 있다. 십이지와 관련된 역사적 사실과 전설 격언 속담 사자성어도 버무렸다. 띠에 관한 잡학사전 같다. 여기에 논어 노자 장자 등 중국과 일본 고전이 함께해 삶의 지혜까지 들려준다. 옮긴이인 최수빈씨도 490개의 각주를 친절하게 달아 이해를 돕고 있다.
올해는 소의 해이므로 '丑·소'편을 한번 들춰보자. 먼저 소의 글자모양 풀이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다음에 소의 대표적인 성격인 희생정신이 중국 제나라 선왕의 이야기로 소개된다. 소뿔 소귀에 대한 이야기에 이어 소에 관한 시를 통해 정치이야기까지 읽노라면 어느새 책장이 훌쩍 넘어가 있다. 336쪽, 1만6천원.
김순재기자 sj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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