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허홍구의 네번째 시집 '사람에 취하여'는 '마음으로 읽는 인물 평전'이라는 부제를 달고 있다. 살면서 시인이 만난 사람에 대해 시로 쓴 것이다. 시인이 본받고 싶었던 사람, 함께했던 귀한 인연 등을 주제로, 77명의 인물이 등장한다. 말하자면 시로 그려서 담은 인물앨범으로 볼 수 있다.
형식이 담백해서 이것이 시인가 싶은 생각도 든다. 어쩌면 이것은 시의 낯익은 형식에 갇힌 생각일 것이다. 지은이는 한 개인을 자신이 아는 범위에서 낮고 담백한 어조로 이야기한다.
예컨대 강진원이란 인물에 관한 시 '강진원'에서는 '(상략)선산 출신의 시인이며/ 선비 정신을 이어받은 듯 품성이 반듯하다/ 철도청에서 공보담당관, 동대구 역장을 역임했고/ 월간 편집주간으로 있었으며…'라고 쓰고 있다.
매일신문 중부지역 본부장 정인열을 노래한 시에서는 '요즘은 대학생들도 자가용이 있는 시대/ 명색이 언론사 부장인데도/ 자전거로 출퇴근하고 취재를 나가는 인물/ 요즘도 자전거 타느냐 물으니/ 고향 군위에서부터 오랫동안 타던 자전거라 이제 몸에 익었다며 웃는다…'라고 쓴다. 한편의 시를 통해 그 인물의 특징과 됨됨이를 자연스럽게 드러내는 것이다. 지은이는 귀한 인물들이 더 있어서 두 번째 시 앨범도 생각 중이라고 했다. 124쪽, 1만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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