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성단체들이 최근 일어난 결혼이주여성의 남편 살해사건과 관련해 집단 행동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구여성회, 대구여성의 전화, 대구 YWCA 등 대구 인권단체들은 9일 공동대책위(이하 공대위)를 구성, 지난달 30일 남편의 폭행에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된 캄보디아 출신 결혼이주여성 C(18)씨에 대한 대대적인 구명운동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공대위는 "평소 술만 마시면 상습적으로 C씨를 때리던 남편에 대한 C씨의 정당방위를 존속살인으로 볼 수는 없다"며 "특히 사건 당일 임신 3개월째인 자신을 구타하던 남편에 맞선 것은 C씨가 자신과 뱃속의 아이를 지키기 위해 불가피하게 저지른 정당방위"라고 주장했다. 공대위는 또 "국제결혼을 통해 한국으로 온 결혼이주여성 11만명 가운데 상당수가 지속적인 가정폭력에 노출돼 있다"며 "이들이 최소한의 인간적 존엄성을 지킬 수 없을 정도로 구타, 성적 학대, 인격 모독이 끊이지 않고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여성부가 2007년 결혼이주여성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에서 47.7%가 가정폭력 경험이 있다고 답할 정도였다는 것.
강혜숙 대구이주여성인권센터 대표는 "절반에 가까운 결혼이주여성들이 남편들의 무차별적 폭력에 신음하고 있다"며 "이번 사건도 폭력에 시달리던 한 결혼이주여성의 안타까운 현실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공동위는 이미 전국 단위의 공동변호인단을 구성했으며 서명 운동과 캠페인 등 구명 운동을 전개할 예정이다. 결혼이주여성 C씨는 지난달 30일 대구 달성군 화원읍 집에서 술에 취해 자신을 때리던 남편 K(38)씨를 흉기로 찔러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됐다.
임상준기자 zzu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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