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金추기경 장례미사…생전 당부대로 소박·간소하게

20일 치러지는 김수환 추기경의 장례미사는 장엄하지만 소박하게 진행될 예정이다. 김 추기경은 선종 전에 장례식을 간소하게 치르라고 누누이 당부했다. 그런 만큼 추기경의 장례미사 역시 일반 신자의 장례미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관 방향은 반대다. 일반 신자의 경우 얼굴이 제대(祭臺)를 향하지만 사제나 추기경의 얼굴은 신자들을 향하도록 돼 있다. 사제는 마지막 순간까지'복음 전파'라는 임무를 수행해야 하고 신자들은 마지막 순간까지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해야한다는 이유 때문이다.

장례미사는 시작예식, 말씀전례, 성찬전례, 고별식으로 진행된다. 미사가 끝난 후에는 운구 및 하관식이 거행된다. 시작예식은 성당에 모인 신자들의 기도로 시작되고 이어 사제들이 성당에 입장하는 '입당행렬'이다.

말씀전례는'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묵상한다'는 뜻이며, 성찬전례는 '예수님의 몸을 나눈다'는 뜻으로 장례미사의 핵심에 해당한다. 말씀전례는 구약성경에서 첫번째 말씀을 듣고, 신약성경의 사도서간에서 두번째 말씀을, 복음서에서 세번째 말씀을 봉독한다. 성찬전례는 예물준비, 감사송, 성찬기도, 영성체 의식으로 진행된다. 예물준비는 봉헌성가와 빵과 포도주를 제단에 바치는 의식을 말한다.

감사송은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 우리도 영원한 삶을누리게 됐음'을 찬미하는 기도다.

성찬전례가 끝나면 고별식이 이어지고 이때 유가족들은 촛불을 들고 고인 주변에 둘러선다. 여기서 '고인을 위한 기도'가 진행되며 향을 피우고 성수를 뿌린다.

고별식이 끝나면 가장 젊은 사제들이 운구를 맡아 장지에서 하관식을 거행한다.

사제들은 땅에 묻힐 때 수의(壽衣) 대신 평상시 미사 때 입는 제의(祭衣)를 입는다. 추기경도 마찬가지다. 다만 추기경의 품위와 권위를 상징하는 붉은 색의 둥근 모자인 펠레올루스(Pileolus), 목자 지팡이인 목장(Baculus), 주교반지(Anulus), 주교십자가(Crux Pectoralis), 빨리움(Pallium) 등을 착용한다.

하관식은 무덤 축복, 하관, 독서, 청원기도, 유가족을 위한 기도로 거행된다.

김수환 추기경을 보내는 마지막 미사인 '우제'(虞祭)는 22일 명동성당과 용인 천주교 성직자 묘역에서 열린다.

조두진기자 earful@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