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가 4·29 재선거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출마 예비후보들이 잇따라 개소식을 열면서 본격적인 선거 운동에 뛰어들었고 거물급 여야 정치인들도 대거 경주를 방문, 선거판을 달구고 있다.
한나라당 정종복 전 의원과 자유선진당 이채관 예비후보는 21일 경주교를 사이에 두고 잇따라 선거사무소 개소식을 가졌다. 정 예비후보의 개소식에는 정몽준 최고위원을 비롯해 정희수 원희룡 나경원 강석호 의원 등 한나라당 의원 30여명이 대거 참석했다. 이 예비후보의 개소식에는 이회창 총재를 비롯해 변웅전 박선영 의원 등 소속 의원 10여명과 당직자들이 다수 참석해 맞바람을 놓았다.
경주역 주변 도심에서 개소식이 한창인 비슷한 시각. 무소속으로 예비후보 등록을 한 정수성 전 예비역 장군과 한나라당 최윤섭 예비후보는 안강 지역을 돌며 지지를 호소했다. 아직 개소식을 열지 못한 일부 예비후보들과 경북도 교육감 후보들도 개소식이 열리는 사무소 인근에서 부지런히 자신의 명함을 나눠주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는 등 이날 하루종일 선거 바람이 경주를 뜨겁게 했다. 경주는 23일 현재 모두 15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하고 이 가운데 11명이 선거사무소를 마련하는 등 본격적인 선거전이 펼쳐지고 있다.
예비후보들의 빨라진 발걸음과 달리 정작 바닥 민심은 비교적 차분했다. 여·야후보들의 개소식이 한창인 21일 오후 정 예비후보 사무소 인근 한 식당 주인은 "워낙 경기가 바닥이다. 먹고살기 바쁘다보니 선거 자체에 관심이 없다"며 냉담한 반응이었다. 그나마 선거에 관심이 있는 일부 주민들은 선거 결과를 놓고 "뚜껑을 열어봐야 안다"는 얘기를 많이 했다.
'지역 현안을 해결할 수 있는 적임자를 고르겠다'는 정서도 감지됐다. 주부인 김진형(34·경주시 동천동)씨는 "한수원 이전, 양성자가속기 건설, 문화지구 선정 등 해결해야할 지역 현안이 산더미다"며 "지역 현안을 실질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힘있는 후보를 선택하겠다"고 했다.
한나라당 공천 결과와 친박 후보의 한나라당 입당 여부에 대한 관심도 높았다. 경주역 앞 40대 노점상은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는지 일단 두고 보겠다"고 했다. 개소식에 참석한 주민들 사이에서는 '과연 한나라당 후보가 누가 되느냐'와 '친박으로 알려진 정수성 예비후보가 과연 한나라당 후보로 나설 것인지'에 대해 난상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불·탈법 선거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특히 이날 한 후보의 개소식이 끝나자마자 100여명의 시민들이 타후보의 개소식에 참석하기 위해 무리지어 이동하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안강읍 출신이라고 밝힌 손창익(39)씨는 "15명에 달하는 예비후보가 도전장을 낸 만큼 선거일이 가까워 질수록 정책 선거보다 일단 당선되고 보자는 불·탈법 선거가 판을 칠 수도 있다"며 "지난해 선거에서 겪었던 불미스런 일이 반복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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