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주부 2명의 늦깎이 입학으로 섬지역 중학교분교가 폐교 위기에서 벗어났다.
울릉군 서면 태하마을에 위치한 울릉중 태하분교는 2일 최태숙(56)씨와 고모(50)씨를 신입생으로 맞았다. 전교생 5명에 올해 예정된 신입생이 단 한 명에 불과했던 이 학교는 이들 50대 주부 입학생 덕분에 전교생이 8명으로 늘어나 폐교 위기를 넘겼다.
두 주부 신입생들은 동기생인 열네살 두영이와 선의의 경쟁을 펼칠 것이라는 각오를 다져 '늦깍이 중학생'들의 향후 학교생활이 관심을 끌고 있다. 예순을 바라보는 나이에 중학생이 된 최씨와 오십줄의 고씨는 "입학을 했으니 열심히 공부하는 일만 남았다"며 "다른 학생들 못지 않게 좋은 성적으로 졸업하고 고등학교 진학도 도전해 볼 요량"이라고 했다.
자신보다 10년이나 연상인 제자를 두 명씩이나 두게 된 담임 선생님의 소감도 남다르다. 변용택(46) 울릉중 태하분교 교사는 "제 교직생활의 큰 추억이자 보람이 될 것"이라며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태하마을 김윤구 이장과 주민들은 "가난 때문에 진학을 포기했던 두 만학도는 못다한 공부의 꿈을 이루었고, 고향 중학교의 폐교 위기까지 막았다"며 "두 주부의 용기있는 도전을 격려하기 위해 주민들이 십시일반 장학금도 마련하고 있다"고 했다.
울릉·허영국기자 huhy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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