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만에 '사무라이 재팬'의 예봉을 완벽히 꺾어버렸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숙적 일본의 타선을 잠재우며 1대0,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7일 일본전에서 2대14, 7회 콜드게임패를 당했던 한국은 이날 일본 타선을 완벽하게 봉쇄하면서 아시아 예선인 1라운드를 선두로 통과했다.
이날 한국의 승리 요인은 '철벽' 마운드의 힘, 그 중에서도 강속구였다. 선발 투수인 좌완 봉중근(LG 트윈스)은 시속 140km대 후반의 빠른 공과 체인지업 등으로 일본 타선을 요리했고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삼성 라이온즈), 류현진(한화 이글스),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은 시속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앞세워 일본을 힘으로 눌러버렸다.
7일 경기에서 김광현(SK 와이번스)의 슬라이더를 집중적으로 노려 재미를 봤던 일본 타선은 이날 한국 투수들의 강속구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특히 봉중근은 5와 1/3이닝을 던지며 1실점으로 버틴 일본 선발 이와쿠마 히사시(라쿠텐 골든이글스)에 맞서 같은 이닝을 사사구 없이 3피안타 2탈삼진 무실점으로 막으며 역투, 승리의 디딤돌을 놓았다.
처음으로 태극 마크를 단 삼성 불펜의 핵 정현욱의 투구도 빛났다. 6회 1사에서 마운드에 오른 정현욱은 빠른 공만으로 강타자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 자이언츠)를 3구 삼진 처리하는 등 묵직한 공을 뿌리며 1과 2/3이닝 동안 2피안타 3탈삼진 무실점으로 잘 던졌다.
8회말 등판한 류현진이 이와무라 아키노리(템파베이 레이스)를 삼진으로 처리한 뒤 이전까지 무안타에 그쳤던 일본 타선의 선봉 스즈키 이치로(시애틀 매리너스)에게 안타를 내주자 임창용(야쿠르트 스왈로스)이 공을 건네받았다. 이후 9회말 일본의 마지막 공격까지 힘으로 밀어붙여 '사무라이'들의 방망이를 꺾어놓았다.
이날 양팀 가운데 유일한 점수는 김태균(한화)의 방망이에서 나왔다. 김태균은 4회초 이종욱의 볼넷과 정근우의 중전 안타 등으로 잡은 1사 1, 2루의 기회에서 좌전 적시타를 날려 선취점을 올렸고 이것이 결국 결승점이 됐다. 김태균은 아시아 예선전 4경기에서 12타수 5안타, 1홈런, 6타점을 기록해 4번 타자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한국 타자들은 어설픈 주루 플레이로 추가 득점 기회를 날려 살얼음판 승부를 벌이는 원인을 제공하기도 했다. 4회초 타점을 올린 김태균은 이어진 2사 1, 2루의 찬스 때 2루 주자로 있다가 일본 포수 조지마 겐지(시애틀)의 견제에 걸렸다. 7회초 무사 2, 3루 기회에선 이대호의 내야 땅볼 때 3루 주자 김현수가 뒤늦게 홈으로 뛰다가 아웃되고 덩달아 한 발 늦게 3루로 뛴 김태균이 조지마의 송구에 다시 당했다.
일본은 이와쿠마에 이어 다르빗슈 유(니혼햄 파이터스), 후지카와 큐지(한신 타이거스) 등 자국 리그 정상급 투수진을 총동원했으나 타선이 산발 6안타에 그치며 1점도 뽑아내지 못한 탓에 도쿄돔을 가득 메운 홈팬들 앞에서 한국에 무릎을 꿇었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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