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마당] 음식점 밖에 꿩 주렁주렁 매단 모습 '흉칙'

며칠 전 시골에 다녀오는 길이었다. 오랜만에 한티재 휴게소에 들렀다가 내려오는 도중 산중턱 부근에 자리 잡은 많은 음식점 중에서 유독 눈에 띄는 음식점이 있었다. 초등학교 3학년인 딸아이도 그 광경을 보자마자 내게 물었다. "아빠! 왜 꿩들을 저렇게 묶어 놓았어?" 그것은 다름 아닌 꿩요리 전문점에서 광고 효과를 내기 위해 음식점 주변에 주렁주렁 매달아 놓은 죽은 꿩들이었다. "아마 저건 저 음식점에서 꿩 요리를 잘한다고 자랑하려고 그런가 보다"는 나의 설명에 사육사가 꿈인, 동물 사랑이 끔찍한 딸아이는 "아빠, 그래도 꿩이 너무 불쌍한 걸요" 하면서 지나치는 내내 음식점 앞의 매달린 꿩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문득 30여년 전 군 복무를 마치고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던 시절이 생각났다. 집에서 도서관에 가려면 꼭 거쳐야 하는 골목길 양쪽의 포장 마차에는 당시 인기 있는 술 안주 메뉴가 참새구이여서인지 포장마차 외벽에는 작고 예쁜 참새들이 주렁주렁 매달려 있었다. 그 광경을 보는 순간 죽은 참새가 불쌍해 보였고 어린이들이 저걸 보면 또 얼마나 가슴 아플까 하는 생각이 들어 안타까웠던 기억이 났다.

환경에 대한 관심이 날로 커지는 요즈음, 다음 세대를 이어갈 우리 어린이들에게 설명하기 힘든 그런 광경들은 음식점 주인 스스로가 삼가 주었으면 한다. 꼭 꿩으로 꿩요리 전문점임을 광고하고 싶다면 조그마한 새장을 만들어 살아있는 꿩을 넣어 둔다면 보기에도 좋고 더 잘 알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많은 사람들이 지나다니는 팔공산 자락은 환경이 보호되어야 할 곳이다. 죽은 꿩이 아무렇지도 않게 매달려 있는 모습은 동물을 아끼는 마음에 상처를 주며 보기에도 좋지 않으니 좀 더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된다.이수일(인터넷 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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