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65년 오늘, 미국 버지니아주 애포매턱스 군청 앞. 깔끔한 군복을 차려입은 노신사가 당당한 걸음걸이로 청사 안으로 들어갔다. 남부동맹 총사령관 로버트 리(Robert E. Lee'1807~1870)장군이었다.
후줄근한 군복에 진흙투성이의 장화를 신은 장군이 뒤따랐다. 나중에 18대 대통령이 되는 북부군 총사령관 율리시스 그랜트(1822~1885)였다. 예전 동료였던 두 사람은 별말 없이 항복문서에 서명했다. 리 장군이 자신의 말을 타고 떠나가자 북군 병사들은 '이겼다'며 환호했다. 4년간에 걸친 남북전쟁이 끝났다.
미국 곳곳에 리 장군의 동상과 흉상, 기념물이 있으니 그만큼 명성 높은 패장(敗將)이 어디 있겠는가. 책임감 있는 군인의 전형이기 때문이다. 전쟁 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에게서 총사령관직을 제의받았지만 고향 버지니아가 남부동맹에 가담하자 고향을 선택했다. 패전 후 죽을 때까지 버지니아의 워싱턴대학 총장을 맡아 유명한 대학으로 키웠다. 지고도 얼마든지 행복할 수 있다. 박병선 사회1부장 l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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