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선의 집중력과 선발 투수의 차이가 연패를 불렀다. 삼성 라이온즈는 8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수차례 득점 기회를 놓치고 선발 투수 조진호가 초반에 무너지면서 1대5로 패했다. 개막 2연승을 달리던 삼성은 전날(8대10 패)에 이어 이날도 지면서 시즌 초반 상승세를 이어가려던 희망도 물거품이 됐다.
삼성은 이날 히어로즈와 같은 8안타를 쳤다. 하지만 9회초 현재윤이 중월 솔로 홈런을 날린 것을 제외하고는 득점으로 연결시키지 못했다. 2회초 박진만의 볼넷과 진갑용이 안타로 만든 무사 1, 2루의 찬스와 3회초 양준혁의 2루타로 얻은 1사 2루의 기회는 물론 5회초 김상수의 좌익선상 2루타와 양준혁의 내야 안타 등으로 잡은 1사 1, 3루의 기회에서도 득점에 실패했다.
특히 4번 타자로 출장한 박석민(4타수 무안타 3삼진)의 부진이 아쉬웠다. 3회초 1사 2루와 5회초 1사 1, 3루 상황에서 양준혁에 이어 타석에 섰으나 모두 삼진으로 맥없이 물러났다. 두 번 모두 히어로즈의 좌완 선발 투수 이현승의 바깥쪽 공에 헛방망이질을 하며 볼카운트 2-1 상황을 자초하더니 4구째 몸쪽으로 찔러 들어오는 빠른 공에 우두커니 서서 당했다.
윤성환, 루넬비스 에르난데스, 배영수, 크루세타에다 조진호와 차우찬을 번갈아 선발 투수로 쓴다는 것이 당초 선동열 감독의 구상이었다. 비록 믿음을 주기에는 불안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볼 때 21살에 불과하고 좌완 투수인 데다 빠른 공을 던지는 차우찬에게 아예 한 시즌 동안 선발 보직을 맡길 수도 있다는 전망도 있었지만 선 감독의 선택은 이와 달랐다.
이날 조진호는 차우찬보다 먼저 선발 기회를 얻었지만 3과 2/3이닝 동안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4실점으로 부진했다. 뛰어난 구위로 상대를 압도하는 유형이 아닌데다 제구마저 흔들리며 1회말 첫 타자 이택근, 황재균에게 연속 2루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주는 등 고전했다. 반면 두 번째 투수로 나선 차우찬은 2와 1/3이닝 동안 무피안타 2볼넷 3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히어로즈 선발 이현승은 조진호 못지 않게 여러 차례 위기를 맞았다. 5회까지 던지면서 매회 주자를 내보냈으나 고비 때마다 삼진을 솎아내는 등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선보이며 6피안타 3볼넷 5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빠른 공보다 제구력을 앞세우지만 이날은 빠른 공도 시속 145㎞에 이를 정도로 괜찮았고 완급 조절도 조진호보다 나았다.
앞으로도 조진호는 차우찬과 함께 롱릴리프(long relief·1회 이상 3~4회까지 길게 던지는 불펜)를 맡으며 몇 차례 더 선발 등판할 기회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조진호는 아직 한 경기에 선발 등판했을 뿐이지만 다음 등판에서도 부진하다면 차우찬이나 다른 중간계투 요원 중에서 고른 투수를 선발로 투입하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롯데는 서울 원정에서 LG를 3대0으로 눌렀고 한화는 원정팀 두산을 3대2로 꺾었다. KIA는 광주 홈에서 SK를 6대4로 제쳤다.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8일 야구 전적
삼 성 000 000 001 - 1
히어로즈 202 000 01X - 5
▷삼성 투수=조진호(1패) 차우찬(4회) 조현근(7회) ▷히어로즈 투수=이현승(1승) 조용훈(6회) 이상열(8회) 신철인(9회) ▷홈런=강정호(8회 1점·히어로즈) 현재윤(9회 1점·삼성)
롯데 3-0 LG(잠실)
한화 3-2 두산(대전)
KIA 6-4 SK(광주)
■9일 선발투수
삼성 배영수 - 히어로즈 마일영(목동)
한화 정민철 - 두산 김선우(대전)
롯데 장원준 - LG 봉중근(잠실)
KIA 곽정철 - SK 채병용(광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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