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준양 회장으로 사령탑을 바꾼 포스코와 포항시의 관계에 변화의 조짐이 보이고 있다. 포스코와 포항시는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이지만 관과 기업의 특성상 지금까지 포항시가 주도권을 잡고 있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포스코는 앞으로 포항시에 끌려다니지만은 않겠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실제로 포스코는 최근 포항국제불빛축제 행사장(본지 4일자 2면 보도)을 놓고 포항시에 맞섰다. 포항시가 일방적으로 북부해수욕장을 행사장으로 발표하자 포스코가 발끈한 것. 포스코는 일단 "포항시가 그렇게 정했다면 그대로 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는 입장을 밝혔지만, 내부적으로는 상당한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일을 계기로 포스코는 새로운 체제가 출범한 만큼 이제는 포항시와 수평적 관계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더는 포항시의 일방적 행정에 끌려가지 않겠다는 것이다. 포스코는 그동안 포항시의 여러 가지 요구에 번번이 끌려다닌 것이 사실이다.
지난해 포스코가 도서관 건립을 위해 300억원을 내놓았을 때도 포항시가 동빈내항복원 사업비로 용도를 바꿀 것을 요구해 결국 포항시의 뜻에 따를 수밖에 없었다. 또 매년 실시하는 불빛축제에도 10억원가량의 행사비를 내놓고 있다.
앞서 2006년 시청사 건립 때도 포항시가 철강재 지원을 요청했다가 다시 현금으로 바꿔 요구하면서 난처한 입장에 놓였으나 포항시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이어지면서 모면할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포스코 관계자는 "지역 발전을 위해 적극 협력하겠지만 경제가 어려운 만큼 무리한 요구에는 정당하게 대처하고 동등한 관계를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포항·이상원기자 seagul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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