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성매매, 주택가로 숨다…강화된 단속에 더 은밀

경찰의 성매매 단속이 강화되면서 성매매 업소의 영업도 보다 은밀하게 변신하고 있다. 주택가로 숨어들거나 법망을 교묘하게 회피하는 변종 업소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성매매혐의로 단속되는 사람들은 해마다 큰 폭으로 느는 추세다. 특히 올 들어 3월 말까지 181건을 적발, 지난해 전체 적발 건수(343건)의 절반을 넘어섰고 피의자 수도 3개월 동안 2천86명으로 지난 한 해 동안 검거한 1천853명을 넘어서는 등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은밀하고 교묘해진 영업=단속의 손길을 피하려는 성매매 업소들의 영업행태가 갈수록 교묘해지고 있다. 지난 16일 성매매를 하다 경찰에 적발된 주택가 원룸(16일자 4면 보도)은 성매매 장소로 믿기 힘들 만큼 깔끔하고 평범했다. 13평 규모의 원룸은 침실과 거실 겸 주방, 화장실 등으로 구분돼 있었다. 원룸 안으로 들어가자 TV와 냉장고, 에어컨, 소파 등 일반 가정집과 똑같았다. 경찰은 성매매 여성들이 실제로 살고 있는 곳이라고 했다.

이곳이 성매매 현장이라는 사실은 신발장과 화장대 서랍을 열고서야 드러났다. 신발장에는 신발 대신 마른 수건 수십 장이 들어있었고 화장대 서랍에는 마사지 젤과 콘돔 등이 쏟아져 나왔다. 싱크대 안에는 여성의 사진과 함께 '정성으로 모십니다. 강남식 오피스텔' 등의 문구가 적힌 유인물이 가득 쌓여 있었다. 업주 L(42)씨는 원룸 한 동을 통째로 빌렸고 7명의 성매매 여성들을 방 12개에 나눠 살게 했다. 영업도 치밀하게 했다. 철저하게 예약제로 운영하면서 자신과 연결된 안마시술소를 찾은 남성들을 택시에 태워 원룸으로 보내는 수법을 사용했다. 전단지를 보고 연락하는 남성들은 택시를 이용해 이리저리 장소를 옮기도록 해 경찰의 추적을 피한 뒤 원룸으로 유도하는 치밀함을 보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서울 강남 등지에서 유행하는 '오피스텔 성매매'를 그대로 모방한 것으로 대구에서 적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경찰 관계자는 "주택가는 주민들의 반발 때문에 단속이 쉽지 않다"며 "경찰이 20일간 잠복근무를 하다 적발했는데 집값 하락 등을 이유로 항의하는 주민들이 많아 거의 매일 차량을 바꿨다"고 말했다.

◆법망을 피하는 변종 업소들

키스방, 남성휴게텔, 남성 전용 마사지숍 등 변종 퇴폐업소도 기승을 부리고 있다. 이들은 업소 안에서 신체접촉만 유도한 뒤 다른 장소로 옮겨 성매매를 하거나 예약제로 운영하며 입구에 CCTV를 설치해 단속을 피하고 있다. 최근 늘어나고 있는 휴게텔 경우 샤워시설과 침대를 갖춘 뒤 몸만 씻겨준 뒤 다른 장소로 이동해 성매매를 하는 식이다.

서울 등에서 유행하던 키스방도 최근 대구에 등장해 급속히 번지고 있다. 키스방은 직접적인 성관계는 하지 않지만 입장료를 내고 들어가 여성과 대화를 하다가 자연스레 성접촉을 하는 곳이다. 실제 달서구 본리동의 한 업소는 인터넷 성인 사이트 등을 통해 30분에 4만원, 1시간 7만원 등의 가격을 내걸고 영업을 하고 있다.

문제는 변종업소들이 법망을 교묘하게 피하고 있어 단속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키스방 경우 키스와 함께 상체 부분만 접촉해 유사성행위로 보기도 어렵다. 경찰 관계자는 "업소 안에서 간단한 스킨십만 하기 때문에 성매매나 풍속위반업소 등 현행법으로 처벌이 어렵다. 현행법의 맹점을 이용한 변종 업소"라고 말했다. 장성현기자 jacksoul@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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