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 재무진단]성서공단 근무 월급생활 40대 종자돈 만들기

가계부 쓰면서 월 50만원 지출 축소

Q : 요즘 봉급생활자들이 수난을 겪고 있습니다. 사정이 좋지 않은 회사가 워낙 많다 보니 각종 수당이 깎이고 보너스까지 삭감당한 경우가 적잖습니다. 가계부 쓰기가 점점 어려워지고 있습니다. 이럴 때 봉급생활자들은 자포자기에 빠지기 쉽습니다. 저축도 중단하고, 펀드도 깨고 보험도 해약해 '막 살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런 때일수록 좀 더 꼼꼼한 재무관리가 필요합니다. 대구 성서공단의 한 중견기업에 다니고 있는 김정호(가명'40)씨가 그런 예인데요. 그는 얼마 전 회사에서 재테크 강의를 들었습니다. 적은 소득을 여기저기 쪼개어 그때그때 땜질식으로 생활하다 보니 도무지 목돈을 모으기가 쉽지 않았던 김씨. 그는 자신은 재테크와 거리가 먼 봉급생활자라고 생각해왔습니다. 그랬던 그가 강의를 들으면서 앞으로는 좀 더 계획적으로 소득관리를 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이제 마흔줄에 들어선 김씨는 어떤 전략을 짜야 할까요? 계명대재무상담클리닉센터'삼성증권과 함께 김씨의 가계부를 한번 들여다봤습니다.

◆지출관리는 가계부를 꾸준히 쓰는 것부터 출발

김씨는 지금까지 재테크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그저 저축을 꼬박꼬박 해서 아파트 한 채를 마련한 것이 전부였다.

그러나 얼마 전 회사에서 열린 재테크 강의를 듣고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곰곰이 생각을 해보니 앞으로 아이들이 더 크면 사교육비 지출이 늘어 저축하기도 쉽지 않을 것 같아 은근히 불안하기도 하다.

월급을 받는 직장인은 소득이 거의 정해져 있기 때문에 종자돈을 모으기 위해서는 지출을 줄이고, 수익률을 높여야 한다. 김씨는 월소득 중 50%를 생활비로 지출하는데, 지출을 조금 더 줄여 저축금액을 늘릴 것을 권한다. 김씨의 생각대로 앞으로 둘째 아이가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교육비 추가 지출로 저축금액이 대폭 줄어들게 된다. 따라서 지금부터라도 가계부를 써보면 지출을 줄일 수 있는 부분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김씨 부부와 상담을 한 결과, 매월 50만원 정도 지출을 줄여 저축금액을 더 늘리기로 결정을 했다.

◆종자돈 모으기는 적립식펀드가 제격

매월 생활비를 아끼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효율적인 돈 관리다.

효율적으로 돈을 관리하는 방법은 첫째, 금융상품을 본인의 상황에 맞게 잘 선택하는 것이고, 둘째는 적절한 수익률을 올리는 것이다. 먼저 주변의 권유로 이것저것 가입한 보험부터 과감히 구조조정할 것을 권한다. 종신보험만 남기고 나머지 건강보험 중 중복되는 부분을 정리하고, 실손의료보험을 추가로 가입하더라도 매월 보험료에서 30만원 정도 줄일 수 있다. 그러면 매월 저축금액으로 160만원을 확보하게 된다.

내 집 마련이 끝난 김씨의 재무목표는 교육자금 및 은퇴자금준비에 있으므로, 우선 종자돈 마련에 초점을 두고 장기적인 계획에 따라 교육자금과 노후준비도 지금부터 조금씩 시작하면 된다. 적립식펀드에 100만원을 넣어 5년 동안 굴리면 7천600만원(기대수익률 10% 가정)을, 정기적금에 30만원을 5년 동안 넣으면 2천만원(적금금리 5% 가정)을 모을 수 있어 5년 후에는 1억원 정도 마련할 수 있다. 종자돈을 모으기가 어렵지 어느 정도의 목돈이 만들어지면 그때부터는 훨씬 빠른 속도로 돈을 불릴 수 있다.

◆주식형펀드 지금 시작해도 될까

최근 전 세계 주식시장은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유동성의 힘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주식형펀드에 처음 가입을 검토하고 있는 김씨는 최근 주식시장이 너무 올라 선뜻 투자를 시작하기에 다소 망설여진다. 그러나 주식시장이 조정을 받을지 아니면 상승세를 이어갈지를 예측하기란 쉽지 않다. 지금 주식시장에서는 3/4분기에 1,600까지 갈 수 있다는 낙관론과 다시 1,000선까지 밀릴 수 있다는 비관론이 교차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시장은 아무도 정확히 예측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조차 상반된 시각을 가지고 있으니 타이밍을 따르기도 쉽지 않다. 그래서 주식형펀드 투자는 타이밍보다는 장기투자와 자산배분전략을 중요시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단기적인 수익률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잘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짠 후 장기투자 관점을 가질 것을 권한다. 김씨도 비록 처음 주식형펀드를 시작하지만, 국가별로, 운용 스타일별로 분산된 포트폴리오를 짜서 분할 매수하면 된다. 투자는 마라톤이다.

◆건강한 노후준비는 지금부터 바로 시작해야

일본 오키나와에서는 80세에 세상을 뜨면 요절이라고 한다. 90세까지는 살아야 제 나이에 돌아가셨다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은퇴 후 삶이 그 만큼 길기 때문에 건강뿐만 아니라 재정적으로도 철저히 대비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러나 건강한 노후준비는 하루아침에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나이를 불문하고 지금 바로 시작하는 것이 좋다.

60세에 은퇴하여 매월 150만원의 은퇴 생활비를 쓰기를 희망하는 김씨 부부의 노후 필요자금은 자그마치 6억원(물가상승률 3%, 은퇴 후 자산운용 수익률 5% 가정)이나 된다. 김씨가 이 돈을 마련하자면 지금부터 은퇴할 때까지 20년 동안 매월 80만원(수익률 10% 가정)을 저축해야 한다.

그러나 지금부터가 아닌 5년 후부터 준비를 한다고 가정하면 은퇴할 때까지 15년 동안 150만원(수익률 10% 가정)을 저축해야 한다. 노후준비는 시간이 곧 돈이라는 것을 명심하고 바로 시작하라. 김씨가 지금 당장 매월 80만원을 저축하기란 쉽지 않다. 우선 매월 30만원씩 변액연금보험에 넣고, 종자돈이 어느 정도 모아지면 그때 노후준비 저축금액을 늘릴 것을 권한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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