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리상자의 노래는 따뜻하다. 아름다운 사랑을 얘기할 때에도, 지나간 추억을 얘기할 때에도 항상 과하지 않은 감정으로 따뜻한 노래를 전했다. '사랑해도 될까요' '순애보' '처음 주신 사랑' '신부에게' '허니문' 등 수많은 유리상자의 히트곡은 잔잔한 감성으로 팬들의 가슴에 스며들었다.
유리상자가 이번에도 따뜻한 메시지를 갖고 돌아왔다. '돈 워리 비 해피'(Don't Worry, Be Happy)라는 10.5집 제목만 봐도 이들이 무슨 얘기를 하고 싶어 하는지 짐작이 된다.
"편안한 앨범입니다. 요즘 힘들어 하는 사람들이 참 많잖아요. 주변 사람들 중에 '내가 잘못한 게 없는데 왜 이렇게 힘들지'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세상을 살다보면 내가 잘못한 게 없어도 힘든 일이 생길 때가 있죠. 사랑에서도 그렇고 경제적인 문제에서도 그렇고요. 그런 걸 이겨내자는 얘길 하는 거죠."(이세준)
앨범에는 밝고 경쾌한 리듬의 '돈 워리 비 해피'를 비롯한 5곡의 노래가 담겼다. 누구나 가슴 속에 담고 있는 슬픈 추억을 '비밀의 정원'이라고 표현한 '시크릿 가든(Secret Garden)'은 유리상자 특유의 절제된 감정이 잘 녹아있다. 신나는 펑키 사운드의 '상상'은 봄과 여름 시즌에 잘 어울린다. '레이니 나이트(Rainy Night)'는 5집에 수록된 노래를 클래식 기타만으로 반주해 재수록했다.
'전화데이트'는 이세준과 그의 아내가 함께 부른 노래다. 이세준이 올 초 먼저 발표해 혼자 활동을 했던 곡. 연인의 따뜻한 사랑이 달콤하게 그려졌다. 이세준은 올 1월 결혼해 행복한 신혼생활 중이다.
"5년이나 연애를 하고 결혼을 했는데도 너무 좋아요. 사람들이 처음이라 그렇다고 하긴 하지만 여하튼 지금은 좋아요. 매일 볼 수 있는 것도 좋고요. 물론 연애와 달리 결혼생활에서는 서로 노력해야 하는 점이 있죠. 밤마다 결혼생활에 대한 책을 서로에게 읽어주며 잘 살아보자고 다짐해요."
2003년 결혼한 박승화는 이세준에게 "좋을 때다"라고 추임새를 넣는다. 7년차 유부남 박승화는 결혼생활에 대한 얘기 대신 새로 시작한 사업 얘기를 꺼냈다.
"녹음 스튜디오와 사진 스튜디오가 한꺼번에 있는 멀티 스튜디오를 일산에 차렸어요. 프러포즈용 CD나 아기를 위한 기념 CD 등을 만드는 스튜디오죠. 녹음실 엔지니어와 사진작가가 상주하고 CD제작을 돕죠. 이번 앨범 재킷 사진도 이 스튜디오에서 찍었어요."(박승화)
이세준 역시 현재 안경점 프랜차이즈 '글라스박스'를 운영하며 사업가로서의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잘 되고 있습니다. 전문적인 경영 능력이 부족해 좀 힘들기도 하지만 신뢰를 쌓으며 나아가고 있죠."(이세준)
결혼식 축가 1순위 가수인 이들은 결혼 시즌인 5월을 맞아 축가를 불러주느라 바쁘기도 하다. 결혼식 축가와 새 음반 홍보, 사업 등으로 바쁘지만 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팬들과 직접 만나는 공연 무대다. 유리상자는 5월 12~17일 서울을 시작으로 수원 인천 부산 등지에서 공연을 한다.
"우리가 무언가를 크게 이뤄놓거나 가요계에 큰 획을 긋지는 않았지만 '유리상자가 빠지면 가요계가 왠지 허전하지 않나'라는 얘기를 듣고 싶어요. 1990년대와 2000년대 가요계를 논할 때 '유리상자가 있었다'라고 언급만 되면 행복할 것 같습니다. 그게 우리의 막연한 목표죠."(이세준)
자신들이 이렇게 얘기하지 않아도 가요계에서 유리상자의 위치는 분명하다. 자극적인 노래가 홍수를 이루는 상황에도 꿋꿋하게 절제된 감정으로 사랑과, 이별, 삶을 노래하는 그룹으로 말이다.
목표를 이미 이룬 것 같다고 얘기하자 유리상자 두 멤버는 또 다른 목표 하나를 전한다.
"이번 앨범에서는 노래가 좀 히트를 했으면 좋겠네요. 최근에는 히트곡이 나오질 않았어요.(웃음)"(유리상자)
●축가 1순위 "5월엔 눈코 뜰 새 없어요"
결혼 시즌인 5월은 유리상자에게 연중 가장 바쁜 달이다. 수많은 커플들이 유리상자에게 축가를 부탁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커플에게 축가를 불러줄 수는 없다.
"친한 사람의 결혼식에는 가급적 축가를 부르려고 하지만 스케줄 때문에 부득이하게 못 불러줄 때도 있어요. 부부가 첫발을 내딛는 순간에 노래로 축하를 해 줄 수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죠."(이세준)
미니홈피 쪽지 등을 통해 팬들이 축가를 부탁하기도 한다. 그러나 일일이 다 불러주는 것은 불가능한 일. 이세준은 "다 불러드리지 못해 죄송하지만 일일이 답장을 보내 결혼을 축하해 드린다"고 했다.
유리상자는 10월 말 신혼여행을 떠나는 부부들과 함께 괌 투어도 떠난다. 허니문에서 달콤한 노래로 부부들을 축하해 주는 것. 박승화는 "우리가 신혼 여행의 좋은 추억 중 일부를 만들어 드릴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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