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사 불참비·학회장 활동비…학생에 돈 걷는 학생회

대구교대의 일부 과 학생회가 각종 행사 불참비 등의 명목으로 학생들을 상대로 돈을 거둬 논란이 일고 있다.

학생회 측은 최근 학생회 활동을 꺼리는 대학가 풍토 때문에 어쩔 수 없는 방법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일부 학생들은 학생에게 부담을 지우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맞서고 있다.

학생 A씨는 "일부 과 학생회가 매학기 각종 행사나 집회 불참비, 과 학회장 활동비 등의 명목으로 학생들에게 많게는 일년에 몇십 만원씩 돈을 걷고 있다"며 "사용내용을 공개하라고 요구했지만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에게 썼을 뿐 개인적으로 쓴 일은 전혀 없다'는 며 거부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초등교사를 양성하는 대학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이냐"며 분개했다.

과에 따라 사정이 다르지만 일부 과 학생회장들의 경우 학생(1인당 10만~20만원)들이 갹출한 일정액을 수고비·활동비 조로 받고 있었다. 학생회장 1명이 한 학기에 받는 돈이 350만원가량이나 됐다. 게다가 학생들은 MT나 집회 같은 각종 행사에 불참해도 수만원씩 벌금을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이 학교를 졸업한 B씨는 "요즘 학생들이 과 학생회장을 맡지 않으려는 상황에서 나온 대안이지만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다"며 "원하지 않으면 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주변 분위기 때문에 낼 수밖에 없다"고 했다. 4학년 C씨는 "학생들이 학생회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참여를 꺼리면서 생겨난 일종의 편법"이라며 "과별로 합의를 하지만 모든 학생들이 수긍할 수 없다 보니 일부가 반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학생회 측은 "학생들의 행사 참여도를 높이기 위한 고육지책"이라며 "하지만 원하지 않는 학생들은 내지 않아도 되고, 모은 돈도 사적인 용도가 아닌 학생회 활동에 쓰고 있다"고 밝혔다.

조문호기자 news119@ms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