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새벽 경산경찰서 압량치안센터에서 폭력 사건 피의자가 참고인 조사를 받던 여성을 흉기로 숨지게 했다. 민생 치안 보루인 치안센터에서, 그것도 경찰관 3명이 있는 자리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 것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다.
살인 사건을 저지른 피의자는 범행 두 시간여 전쯤 흉기를 휘둘러 직장 동료를 크게 다치게 한 혐의로 경찰관들에 의해 치안센터로 호송돼 조사받던 중이었다. 이쯤 되면 추가 범죄 예방 등을 위해 피의자에게 수갑을 채우고 신체'소지품 검사를 해 범행 도구가 더 있는지 확인하는 게 마땅했다. 하지만, 경찰관들은 피의자가 지시에 따른다는 이유로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탓에 피의자가 지닌 등산가방에 있던 흉기를 발견하지 못했다. 소지품 검사만 했다면 소중한 생명을 잃는 일은 막을 수 있었다. 피의자에게 수갑도 채우지 않아 흉기를 휘두르는데도 속수무책이었다.
경찰의 '피의자 유치 및 호송 규칙'엔 피호송자에 대해 신체검사를 하고, 수갑을 채우고 포승으로 포박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 경찰은 경찰관들의 과실이 드러나면 상응하는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다.
차제에 경찰 치안센터 운용 시스템 전반에 대한 점검 및 개선도 뒤따라야 한다. 24시간 경찰관이 근무했던 파출소와 달리 치안센터는 낮엔 민원 담당관이 민원을 처리하고, 야간엔 지구대 경찰관들의 순찰 거점 장소로 활용되고 있다. 피의자를 치안센터로 호송, 조사하는 경우도 많지만 피의자 감시 등 근무 시스템이 확립 안 돼 이런 일이 일어났다는 지적도 있다. 파출소를 전면 부활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지만 인력 부족으로 그것이 당장 어렵다면 근무 시스템을 정비, 치안센터가 주민의 안전을 지켜주는 믿음을 갖게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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