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극단 예전 '향교 품바' 16~28일

한잔 술에 '동지'가 된 학자와 거지

현대인들의 허울과 상실감을 풍자한 극단 예전의 '향교 품바'가 16~28일 소극장 예전아트홀 무대에서 선보인다. 이근삼 작, 김종석 연출.

관리가 되지 않아 심하게 낡은 향교. 명예퇴직한 50대 초반의 학자가 비를 피하고자 개구멍을 통해 향교 안으로 들어온다. 빈집인 줄 알았는데 누가 살고 있다. 이 집 주인은 거지이고 낡은 집은 향교다. 둘 사이에 흐르는 어색함도 잠시. 학자와 거지, 신분을 초월한 둘은 함께 술까지 마시며 가까워진다. 술에 취한 학자는 거지에 동화돼 억눌러 왔던 불만을 토로하고, 급기야 거지를 대신해 보수 수리차 방문한 면서기와 다투게 된다.

'향교 품바'는 이근삼 특유의 인생에 대한 해학과 풍자가 넘치는 코미디극으로 거지와 학자의 대화를 통해 현대인들의 이율배반성을 풍자 고발한다. 만취한 학자의 넋두리에 깊이 동화된 거지와 학자가 함께 각설이타령을 부르며 춤을 추는 대목은 신분을 넘어선 화해를 보여준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일요일 오후 7시. 문의 053)424-9426. 최병고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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