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교황들-하늘과 땅의 지배자

한스 크리스티안 후프 엮음/김수은 옮김/동화출판사 펴냄

역대 265명의 교황들 중 중세의 전성기부터 르네상스 초기에 이르는 11~16세기에 세속 권력과의 분쟁을 통해 패권을 획득하고 오늘날 바티칸의 근간을 확립한 8명의 교황에 대한 이야기. 그리스도의 대리인인 교황은 권력자들과 연합하고 때로는 경쟁하며 '교황의 역사'를 만들어왔는데 이는 곧 '서양의 역사'라 할 만하다.

독일 왕 하인리히 4세를 굴복시킨 '카노사의 굴욕'으로 유명한 교황 그레고리오 7세는 교황이 성직자 서임에 관한 독점권을 확립하는 데 기여했다. 뒤이은 보니파시오 8세는 로마 교황에 대한 절대적 복종을 주창하고 '희년' 제도를 도입, 신자들에게 대사면을 내림으로써 로마의 부흥을 꾀했다.

'아비뇽 유수'와 로마 교회의 대분열로 이어진 가톨릭 역사의 암흑기를 거쳐 식스토 6세는 예술 후원자로 르네상스 황금시대의 토대를 쌓았고 알렉산데르 6세는 사치와 향락, 아들 체사레 보르지아의 미래를 위해 권력을 남용, 오점을 남겼다. 율리오 2세는 잦은 전쟁으로 왕이나 사령관처럼 행동했다.

메디치가 출신 레오 10세와 클레멘스 7세는 면죄부를 남발, 비판받았고 '로마 약탈'의 수치를 겪었다. 바오로 3세는 족벌주의와 무절제한 낭비로 교회 개혁의 불씨를 제공했다. 352쪽, 1만8천원.

김지석기자 jiseo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