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 조건 변경에 나선 미분양 아파트에 활기가 넘치고 있다.
금융위기가 안정세로 접어들면서 사라졌던 매수세가 조금씩 움직이고 있는데다 시공사들이 할인 혜택과 해약 보장 등 파격적인 판촉 조건을 내걸면서 미분양 단지에 실수요자들의 발길이 잦아지고 있는 것.
대구 수성구 상동 동일하이빌은 '분양가 10%'만 납부하면 입주가 가능한 분양 조건을 내건뒤 지난 주말에만 미분양 아파트 30여 가구를 신규로 계약했다.
동일 관계자는 "분양가 10%를 납부한 뒤 중도금 60%는 무이자 대출로, 나머지 잔금은 2년 뒤 내는 조건이어서 실수요자 입장에서는 전세보다 자금 부담이 적다"며 "잔금을 선납하면 10% 정도의 할인 혜택도 주어져 매수자들의 반응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동일은 10일까지만 이같은 조건을 적용한 뒤 초기 납부금액을 분양가의 20%로 올릴 계획이다. '분양가 10%' 계약 조건은 시공사나 계약자 모두에게 혜택이 돌어가는 제도.
자금 유동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시공사는 미분양 판매를 통해 잔금을 제외한 금액을 확보할 수 있으며 계약자는 초기 부담을 최소화 할 수 있고 2년 뒤 잔금 납부 시점에 집값이 오르거나 물가 상승이 일어나면 자연스럽게 '할인 혜택'을 볼 수 있다.
수성못과 신천을 끼고 있는 상동 동일하이빌은 1천411가구로 구성된 대단지로 지난 5월부터 입주가 시작됐으며 수영장이 있는 대형 휘트니스 센터와 시사영어사에서 운영하는 영어 마을 등 각종 부대 시설을 갖추고 있다.
입주 때 해약보장제를 내건 수성구 두산동 주상복합 SK리더스 뷰는 계약 조건 변경에 들어간 지난 3월 이후 370가구를 계약했다.
SK관계자는 "일부 저층을 빼고 전체 가구(788) 중 90% 이상 계약이 끝났다. 보증보험에서 해약을 보장하고 해약 뒤 이미 낸 계약금 이자까지 더해주는 만큼 수요자 입장에서는 부담이 전혀 없는 조건"이라고 설명했다.
또 10% 이상의 선납 할인을 적용한 수성 3가 화성파크드림 단지와 SD건설의 시지 아이프라임 단지도 지난 3개월간 100가구가 넘는 신규 계약을 기록하는 등 분양 조건 변경 단지마다 상당한 분양 실적을 올리고 있다.
부동산 업계는 "신규 분양이 사라진데다 금융위기로 촉발된 시장 불안감도 상당히 해소되는 등 악재들이 사라지면서 시공사들의 잇단 '분양 조건 변경'이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재협기자 ljh2000@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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