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패션센터가 이사장 중심체제에서 상근이사(소장) 중심체제로 전화한다. 이에 따라 그동안 지식경제부와 대구지역 시민·사회단체에서 끊임없이 제기됐던 대구지역 섬유관련 전문생산기술연구소들의 상근이사 체제로의 전환과 통합화 문제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전문생산기술연구소, 상근이사 체제로 전환 중
현재 산업기술혁신촉진법에 의한 전문생산기술연구소는 전국에 16곳이 있다. 이 가운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예산을 지원받는 곳은 8개 연구소다. 대구에 있는 연구소는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하 섬개연), 한국염색기술연구소(염기연),한국봉제기술연구소(봉제연),한국패션센터 등 4개. 나머지는 한국신발피혁연구소(부산),한국실크연구원(진주),한국광기술원(광주),한국니트산업연구원(익산) 등이다.
대구에 소재한 4개 연구소 가운데 2004년 5월 설립된 봉제연은 2007년 정관 및 대표자를 변경해 류종우 현 소장이 대표자로 활동 중이다.
한국패션센터도 지난달 16일 임시 이사회를 열어 기존 비상근 이사장 중심 체제에서 상근 이사(이하 소장) 중심체제로 전환하는 정관개정안을 통과시켰다. 정관 개정안은 이사장은 업무를 총괄하며 대외적인 활동을 하면서 이사회 소집권한을 갖고, 소장이 법인대표로 경영권과 인사권을 행사하는 체제로 전환하는 것이다.
김규만 한국패션센터 이사장은 "패션센터의 경쟁력과 각종 사업을 잘 수행하기 위해서는 비상근 이사장 체제보다는 소장 중심체제로 전환해 소장에게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주는 책임경영제가 시대 추세이고 바람직하다"고 정관개정 배경을 설명했다.
한국패션센터 연구원들과 노동조합에서도 소장 중심 체제 전환에 대해 크게 환영하고 있다.
◆업계는 상근이사 체제로 전환 반대
섬개연과 염기연 등 2개 연구소는 비상근 이사장이 법인대표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섬개연은 그동안 두차례 이사회에서 비상근 이사장 체제를 상근 원장 체제로 전환을 시도했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일부 이사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표면적으로 드러낸 반대 이유는 원장 중심 체제로 전환할 경우 전문성 부족과 섬유업계의 요구나 목소리를 제대로 수용하고 대변할 수 없다는 것. 하지만 업계 내부에서조차 정부의 각종 과제사업 선정 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 보전을 위해 반대한 것 아니냐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함정웅 한국염색기술연구소 이사장은 "업계 대표가 연구소의 주인(이사장이나 대표)이 되지 않을 경우 예산 지원 및 확보에 소극적이고, 이는 연구소의 기능 약화를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반대 이유를 밝혔다.
지난해 4월 취임 일성으로 상근 원장 체제로 전환을 선언했던 박노욱 섬개연 이사장은 "원장이 권한과 책임을 동시에 갖는 체제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이사회는 섬개연을 위해 대외적인 활동이나 외풍을 막아주는 바람막이 역할을 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연내로 비상근 이사장에서 상근 원장 중심 체제로 정관을 개정하겠다"고 말했다.
이춘식 섬개연 원장은 "이사장과 원장의 역할이 분담돼 있는데 무조건 어떤쪽으로 해야하는 것보다는 상호 협력을 하면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말했다.
◆지경부, 시민·사회단체의 입장은
지경부의 입장은 전문생산기술연구소의 상근이사인 원장이나 소장 체제로 전환 여부는 전적으로 해당 연구소 이사회에서 결정할 몫이라고 선을 그었다.
지경부 미래생활섬유과 이영렬 서기관은 "전문생산기술연구소가 비상근 이사장 체제에서 상근이사인 원장이나 소장 체제로 전환 여부는 전적으로 이사회에서 결정할 몫"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구는 그동안 섬유업계 원로들이 중심이 돼 섬유산업 발전 및 기술개발 등을 무리없이 이끌어 왔던 것이 사실"이라면서 "최근 몇년 사이 전문생산기술연구소들이 자생력 강화와 새로운 먹거리 창출을 위해 산업과 경영을 두루 겸비한 원장이나 소장 중심체제로 전환했고,현재 섬개연과 연기연 등 2개 연구소만 비상근 이사장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경실련과 대구참여연대는 그동안 꾸준히 섬유관련 연구소들의 이상근 이사장의 절대권한을 제한하고,상근 원장이나 소장이 법인 대표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해 왔다.
대구경실련과 대구참여연대는 지난달 17일 대구염색공단이사장을 사퇴하기로 한 함정웅 이사장이 염개연 이사장직도 사퇴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대구참여연대 강금수 사무처장은 "비상근 이사장이 연구소를 대표하는 기형적인 지배체계를 원장이 대표하는 체계로 개편해 연구소의 독립성, 전문성, 공공성을 강화해야 한다. 이를 근거로 섬유관련 전문생산기술연구소는 관련 기업 등과의 실질적인 연계를 강화해야 한다. 그래야 섬유관련 연구소와 기업과 종사자들은 물론 지역경제가 산다"고 말했다.
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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