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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골목 변천사] 달성서씨 집성촌서 해방후엔 기생골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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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근대사에 처음 등장한 진골목의 이미지는 부자동네다. 고려시대부터 달성을 중심으로 중구 일대 토지의 상당 부분을 소유하고 있던 달성 서씨 가운데 서병국, 서병직, 서병기, 서병원, 서병오, 서병규 등이 수백 평씩의 저택을 갖고 모여 살던 집성촌이었다. 뒤이어 코오롱 창업자인 이원만 회장, 로얄호텔 사장 등 대구의 유력인사들이 거처를 삼기도 했지만 해방 후 면모를 잃고 만다.

서씨들이 하나 둘 떠난 진골목은 저택들이 쪼개져 팔리며 혼란을 겪다 종로의 영향을 받아 요정과 술집 골목으로 바뀌게 된다. 종로는 경상감영에서 일하던 관기들이 일제에 의해 권번의 기생으로 바뀌면서 주요 활동무대로 삼은 곳이다. 1970년대까지 요정이 흥성해 한때 종로 일대에 30여개의 요정에서 500여명의 기생이 일했다고 한다. 유려한 건축미과 잘 꾸민 마당을 갖춘 진골목 한옥들도 하나 둘 요정으로 바뀌어 1970년대 중반에는 9개나 됐다. 1975년 매일신문 기사는 '양반의 큰 기침소리만 울리던 골목은 접대부들의 교성으로 시끄러워졌고, 밴드소리가 밤을 새워 주민들이 수차례 대구시에 진정했다'고 전한다.

이후 여관들까지 여럿 들어서며 윤락가로까지 전락한 진골목은 쇠퇴일로에 접어들다가 1980년대 이후 새로운 모습으로 되살아난다. 한옥이 풍기는 정취에 입맛을 당기는 요리, 적절한 가격이 어울린 식당이 하나 둘 들어서며 노년층과 샐러리맨들이 교차하는 지금의 얼굴로 바뀌어왔다. 도심의 쇠락과 금융위기의 여파로 그 면모마저 근근이 유지하고 있는 진골목이 또 어떤 모습으로 변모할지 궁금하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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