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나는 이런 취미 있어요]수상스키 김진희씨

하얀 물보라를 일으키는 모습이 보기만 해도 시원하다. 타는 사람뿐 아니라 보는 이들도 더위가 싹 가신다. 수상레포츠의 꽃 '수상스키'.

주부 김진희(36'대구 동구 신천동)씨는 수상스키를 타기 위해 봉무공원(대구 동구 봉무동) 대구수상월드로 매일 출퇴근하다시피 한다. 특히 요즘같이 더운 날에는 '물 만난 고기'나 다름없다. "단순히 살 빼기 위해 시작한 수상스키에 이렇게 빠지게 될지 몰랐어요. 하루 평균 3시간 정도 타는데 도시에서 찌든 스트레스가 확 날아가요."

그녀가 수상스키에 손을 댄 것은 5년 전이다. 첫 아이를 낳고 몸무게가 무려 20㎏이나 불었다. 살을 빼기 위해 인라인스케이트도 타보고 볼링도 해봤다. 살 빼는 데는 다소 효과가 있었지만 피부에 탄력이 없어지는 것이었다. 수영을 해볼까 생각하고 있던 차에 당시 스쿠버다이빙을 즐기는 지인들로부터 수상스키를 추천받았다.

"초반에는 수영을 못 해서 두렵기도 하고 효과가 있을지 긴가민가했어요. 하지만 실제로 타보니까 짜릿하기도 하고 신이 나더라고요. 한 번 탈 때 15분 정도 걸리는데 그 순간은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물론 살 빼기에도 특효약이었다. 일주일에 3, 4번씩 3개월가량 꾸준히 하니까 15㎏이나 쏙 빠졌다. 특히 뱃살을 빼는 데 이만한 것이 없었다. 또 물에서 하는 운동이라 머리에서 발끝까지 전신운동이 되고 근육도 탄탄해졌다.

그녀는 오전에 부업으로 잔칫상이나 파티상 등을 꾸미는 음식데코레이션을 하고 오후 아이를 학원 보낸 뒤 봉무공원을 찾는다. "보통 11월까지는 수상스키를 탈 수 있죠. 요즘은 젊은이들뿐 아니라 아저씨, 아줌마들도 정말 많아졌어요. 60세 넘은 할아버지도 수상스키를 타죠."

그녀는 수상스키는 나이와 상관없다고 했다. 물 위에서 즐기니까 부상 위험도 없고 무엇보다 주위 경관이 좋아 피서로도 그만이라는 것. "10~15분 정도만 강습받으면 누구나 탈 수 있죠. 고급 기술을 활용하려면 틈틈이 강습을 받아야 하지만요. 수영을 못 하더라도 구명조끼를 입으니까 아무 문제될 것이 없죠."

그녀는 수상스키를 시작하면서 카페를 만들었다. 수상스키의 매력을 많은 사람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다음 카페 '윈수상스키'를 운영 중인데 현재 온라인 회원 300명, 오프라인을 겸하는 회원이 200명 정도다. 요즘은 조카에게도 수상스키를 가르쳐 주말이면 조카들과 봉무공원을 찾는다. 또 아이가 약간 비만이라 조만간 물에 적응시키고 수상스키를 가르칠 예정이다.

수상스키로 인해 생활의 변화도 찾아왔다. "체력이 많이 길러져 예전에는 여름이 덥고 짜증나기만 했는데 지금은 여름이 오기만 기다려요. 집에 에어컨 없이도 살죠. 예전에는 뭐가 그리 급한지 항상 불안했는데 지금은 삶의 여유도 생기고 자신감도 붙었어요."

꾸준한 연습으로 그녀의 수상스키 실력은 수준급이다. 웬만한 젊은이들이 부러워할 정도. 하나짜리 스키를 타는 윈스키는 기본이고 좌우로 왔다갔다하는 웨이크보드도 탄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보다 수상스키 기술을 빨리 익히는 편. 아무래도 고등학교 때 태권도로 체육대 진학 준비를 할 정도로 평소 운동을 좋아했는데 그런 영향이 있는 모양이다.

"수상스키를 탈 수 없는 겨울에는 몸이 근질근질하고 봄만 기다려져요. 앞으로도 몸이 허락될 때까지 수상스키를 탈 거예요. 목표는 고급기술들을 더욱 익혀 모두가 부러워하는 준프로급으로 성장하는 것입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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