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TV 들여다 보기] TV서 본 외국인 연기자

연기력 겸비 시청자 사랑 "듬뿍"

공중파에서도 이제 외국인들을 자주 볼 수 있게 됐다. 금발의 푸른 눈 연기자가 이제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래서 외국인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프로그램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다.

8일 첫 방송을 시작한 MBC 새 주말 드라마 '탐나는도다'는 외국인을 주연으로 내세웠다. '탐나는도다'는 17세기 제주도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로 외국인 귀족과 해녀 소녀의 이야기다. 퓨전 사극을 표방하는 '탐나는도다'는 지금까지 드라마와 영화들이 '풍경'만을 빌려썼던 제주도를 주요 무대로 하면서 제주도 방언으로 연기한다는 것이 독특하다. 게다가 옛날 제주 해녀복식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새로운 의상을 보여준다.

황찬빈(프랑스명 피에르 데포르트)은 이 작품에서 풍랑을 만나 표류한 끝에 조선 시대 제주도로 흘러와 버린 영국인 윌리엄으로 등장한다. 어렸을 때 아버지가 한국인 어머니와 재혼해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익혔고 '미녀들의 수다'를 통해 얼굴을 알렸다. 그는 중'고교의 일부를 한국에서 보내는 등 한국에서의 오랜 생활 덕분에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겸비해 주연을 꿰찰 수 있었다. 그는 한국 연기자들 못지않은 연기를 펼치고 있다. 한국어 실력과 외모, 연기력을 겸비하고 있어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탐나는도다'는 시청률은 아직 저조하지만 독특한 배경 설정과 신인 연기자들의 자연스러운 연기로 드라마 마니아들의 환호를 받고 있다.

그런가 하면 SBS 드라마 '드림'에는 격투기 선수 데니스 강의 친동생 줄리엔 강이 출연한다. 그는 '드림'에 이어 MBC '지붕 뚫고 하이킥'에도 출연할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미국 출신의 리키 김은 다음달 방송을 앞둔 '맨땅에 헤딩'(MBC)에 출연한다. 리키 김은 최근 뮤지컬배우 류승주와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MBC 새 주말기획드라마 '보석비빔밥'에도 외국인 배우가 등장한다. 미국인 마이클 블렁크로, 스님이 되기 위해 한국에 온 카일 역을 맡았다. 마이클 블렁크는 국내에서 15년가량 거주하며 활약해 온 웨이크보드 선수로, 유창한 한국어 실력을 갖추고 있다.

이처럼 외국인들이 공중파 방송에 전면으로 등장하게 된 프로그램의 원조는 2006년 KBS '미녀들의 수다'. 그 전까지 외국인들은 방송 프로그램에서 단역이나 단발성 프로그램 출연에 그쳤다. '미녀들의 수다'는 대한민국에 거주하는 외국인 여성들과 함께 그들의 경험, 문화체험 및 자국의 문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앙케트와 토크쇼 형식으로 진행된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많은 외국인이 스타로 발돋움했다. 또 MBC '신기한 TV 서프라이즈'는 재연 과정에서 외국인 출연자들을 사용해 2002년 당시로서는 파격적인 시도를 한 바 있다.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을 비롯한 드라마와 영화, CF에서 화려한 외모와 연기를 선보였던 다니엘 헤니, 드라마 '에덴의 동쪽''달콤한 스파이'에서 연기를 펼친 데니스 오도 사랑받는 외국인 연기자들이다.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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