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오페라 축제 코앞, 희한한 인사

대구국제오페라페스티벌을 불과 보름여 앞두고 현 대구국제오페라페스티벌 배선주(53) 집행위원장이 대구 수성아트피아 신임 관장에 선임돼 논란이 일고 있다.

오페라 축제가 코앞으로 다가온 시점에서 '실무 수장'(首長)인 집행위원장이 구립문화회관장으로 갑작스레 자리를 옮김에 따라 축제 차질이 우려되고 있기 때문. 수성구청 측은 "심사에서 총 9명의 관장 응시자 중 배씨가 최고 득점을 기록했다"며 "문화예술 실무와 경영능력을 겸비한 점, 문화예술계 인사들과 폭넓은 교류·친분이 있는 점 등이 고려됐다"고 밝혔다.

그러나 오페라 축제가 18일 개막식을 시작으로 코앞에 닥친 상황에서 실시된 이번 인사는 납득하기 힘들다는 게 지역 문화예술계의 지적이다. 특히 대구오페라축제는 단일 축제로는 장기간인 40여일 동안 치러지는데다, 국제행사인 만큼 대외적 대표성을 가진 집행위원장의 빈 자리가 클 수밖에 없다는 것.

이에 대해 배 위원장은 31일 "수성아트피아 관장으로 임용되더라도 오페라 축제 업무가 최우선이다. 집행위원장과 관장직을 당분간 겸직할 수 있는 방안을 구청 측에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수성구청 관계자는 "현재 수성아트피아 관장직이 두달째 공석이기 때문에 임용이 급하다"며 "배씨가 심사에서 '오페라축제는 시스템이 다 갖춰졌기 때문에 더 신경 쓸 게 없다'고 했다. 겸직 논의는 금시 초문"이라며 당혹스러워했다. 구청 측은 10여일 내로 신원 조회 절차를 마무리하는 대로 배씨를 관장에 최종 임용한다는 계획이다.

이에 대해 한 문화계 인사는 "수성아트피아 관장 업무만 해도 벅찰 텐데 어떻게 축제 집행위원장과 겸임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오페라 축제뿐 아니라 수성아트피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 이상한 '자리 옮기기'"라고 지적했다.

한편 배 집행위원장은 2007년부터 대구국제오페라축제조직위원회 집행위원장을 맡아오고 있으며, 지난 3월 재계약 연임됐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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