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유업체 해외 전시회 참여 포기
#해외전시회를 자주 다니는 섬유업체 대표 A씨는 연말까지 전시회 참가 계획이 없다. 신종플루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국내를 찾는 해외 바이어도 기온이 떨어지는 10월 이후엔 발걸음을 줄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제 막 경기가 살아날 조짐이 보이는데 그는 새로운 악재를 만났다고 했다.
▶貿協, 신종플루 설문조사 대책 마련
#한국무역협회 대구경북지부는 지역 수출기업인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기로 했다. 물론 신종플루와 관련된 설문이고 설문 결과를 통해 수출업체들을 위한 대응책을 마련할 방침이다. 신종플루가 계속 확산될 경우 바이어의 이동, 해외 전시회 참가 여부 등에 치명타를 입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여행·호텔업계도 "손님 줄까" 걱정
#대구의 한 소비재 업체는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대한 경계심이 일면서 자칫 향후 판매에 타격을 입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모임이 없으면 자사 물건이 팔리지 않고 결국 매출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국인은 물론 내국인 손님들을 유치해야 할 여행·호텔업계도 전전긍긍하고 있다.
신종플루가 경제 시곗바늘을 붙잡아 매고 있다. 이제 막 회복단계에 접어든 세계 경기가 다시 신종플루라는 악재를 만난 것이다.
◆경제에 영향 있나?
세계은행은 신종플루에 의한 잠재 손실액이 전 세계 GDP의 0.7~4.8%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금액으로 따지면 3천840억달러에서 2조6천330억달러에 이르는 막대한 규모다. 이 추정치는 1968년 홍콩독감과 1918년 스페인독감 때의 피해 규모를 단순 적용했다는 점에서 신뢰도가 높지는 않지만 신종플루가 장기적으로 확산될 경우 전 세계 교역규모의 감소와 경제 활동의 차질은 불가피할 것이다.
한국산업단지공단 남재희 중부본부장은 "아직까지 구미 등 대규모 산업단지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의 숫자에 큰 변화는 없다. 하지만 일부 사람들이 예견하는 대로 올가을 대유행이 찾아온다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걱정했다.
대구EXCO 한 관계자는 "상황이 심각해지면 국제행사에 참석하는 바이어 숫자가 영향을 받을 수도 있다"고 했다.
대구의 한 여행사 관계자는 "환율효과로 외국인 방문객이 올 상반기에는 다소 늘었고 경기회복 기대로 내국인의 해외여행도 늘어날 조짐을 보였지만 최근 신종플루 때문에 다시 된서리를 맞았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국내 최대 여행사 중 하나인 하나투어가 신종플루로 여행수요가 급감하는 추세를 보임에 따라 이달 1천400여명의 모든 직원이 5일간의 무급휴가를 쓰도록 하는 비상경영 체제에 돌입했다.
◆사스(SARS) 때와 비교하면?
아시아개발은행에 따르면 사스가 확산됐던 2003년 중 이에 따른 경제 피해 규모는 180억달러였다. 2003년 글로벌 경제성장률의 0.6%포인트를 잠식하는 규모였다.
특히 사스 발생 지역인 홍콩과 중국 경제에는 적지 않은 피해를 줬다. 2003년 2/4분기 중 홍콩 경제는 마이너스를 기록했고 두 자릿수의 고공행진을 이어가던 중국의 경제성장률까지 한자릿수로 떨어졌다.
하지만 사스의 번져가는 속도가 더뎌지면서 중국과 홍콩 경제는 다음 분기에 바로 회복했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경제에도 더 이상의 타격을 거의 주지 않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하지만 사스가 글로벌 경제에 치명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신종플루는 가을 이후 더 확산할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인플루엔자 유행 시기인 10, 11월에 충분한 백신 공급으로 신종플루의 확산을 차단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김재은 현대증권 연구원은 "신종플루가 10, 11월까지는 확대되겠지만 플루의 변종 없이 마무리될 가능성이 있다. 사스나 AI와 마찬가지로 전염병이 발생하고 나서 1년 이내에 수습되는 경우만 만들어진다면 경제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신종플루가 하반기 이후 글로벌 경기 회복이 재개되는 데 있어 '더블딥' 논란의 한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현대증권은 과거 사스 등의 사례를 볼 때 신종플루가 증시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지만 제약, 인터넷·게임주는 긍정적 영향이, 운송, 호텔·레저·카지노, 보험업종은 부정적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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