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종교화합 애쓰시던 아름다운 모습 못잊어"

동화사 주지 허운 스님 조문

대구·경북지역 불교계를 대표하는 조계종 동화사 주지 허운 스님이 2일 오전 11시 30분쯤 천주교 대구대교구 주교좌 계산성당 고 최영수 대주교의 빈소를 찾았다. 방문록을 작성하고 제단에 마련된 유리관 앞에 헌화한 허운 스님은 안치된 최영수 대주교의 시신 앞에서 한참 동안 합장을 하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허운 스님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듣고 바로 왔어야 하는데 조금 늦어 죄송스럽다"며 "최영수 대주교님의 장례가 어찌 남의 일이겠느냐. 내 일이자 우리의 일이라는 생각으로 불자들 또한 대주교님의 명복을 빈다"고 말했다. 허운 스님은 남은 사람들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누구나 죽음은 피할 수 없는 것이겠죠. 지역의 지도자이자 정신적 지도자로, 가톨릭에서 중요한 주교님으로 그 역할을 다 하시고 돌아가셨습니다. 이제 우리 지역의 남은 사람들은 최 주교님의 사랑과 봉사정신을 실천해야 할 것입니다."

허운 스님은 2007년 가을 고 최영수 대주교와 함께 등산하며 나누었던 에피소드를 들려주며, 그 당시에도 건강에 관해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었다고 밝혔다. "그해 10월쯤 최영수 대주교님께서 저희와 함께 지역의 명산인 팔공산을 함께 등반한 기억이 떠오릅니다. 아름다운 자연을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들을 나눴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돌아가실 줄 알았다면 그때 산행 중 쉴 때 물이라도 한 잔 더 드릴 걸, 과일이라도 하나 더 드릴 걸 하는 후회가 남습니다."

허운 스님은 "당시 처음으로 등반을 하면서 봄·가을로 계속해서 산행을 할 것을 약속했다"며 "그러나 그것이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고 안타까워했다. "최영수 대주교님이 계실 때 가톨릭과 불교계가 함께 성탄과 초파일에 무료급식소를 운영하며 봉사도 했습니다. 그때 서로 많은 이야기도 나누며 고생도 함께했었는데, 그 아름다운 만남이 앞으로도 계속됐으면 좋겠습니다."

동화사 주지 허운 스님은 종교간의 화합을 위해서도 앞으로 불교와 천주교의 유대관계가 지속적으로 이어지고 키워나가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최영수 대주교님의 선종을 통해 살아있을 때 최선을 다해 살자는 교훈이 새롭게 제게 다가옵니다. 다시 한 번 최영수 대주교님의 명복을 빕니다."

한편 추모미사 사흘째인 2일 천주교 수원교구 최덕기 주교, 안동교구 교구장 권혁주 주교,부산 평화방송 김승주 사장신부, 한나라당 주성영, 주호영, 유승민, 김광림 의원,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조해녕 2011년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공동위원장(전 대구시장), 대구도시가스 이종무 사장, 대구신문 김경발 사장, 경상북도 의회 이상천 의장, 박진현 경북경찰청장, TBC 이노수 사장, 경북외국어대 이영상 총장 등이 조문했다.

김수용기자 ks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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