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밝은 성격에 실력도 괜찮은 학생인데 자꾸 학교를 자퇴하려고 합니다. 제발 좀 도와주세요."
대구 모 고등학교 1학년 오모 담임교사는 배수현(가명·여) 학생을 도와 줄 것을 매일신문 희망나눔캠페인에 요청했다. 배양이 자퇴를 고민하는 것은 집안 형편이 어려워 생계를 유지하기가 힘들기 때문. 하지만 오 교사는 "수현이가 이대로 중퇴를 하면 앞으로 더 힘든 삶을 살아가야 한다"고 걱정했다.
수현이는 서양화(미술)를 전공하고 있다. 어릴 때부터 미술을 좋아해 미술 교사가 되는 꿈을 가지고 고등학교에 진학했지만 집안 형편이 기울면서 학업을 계속할 수 없는 상황이 된 것이다.
수현이의 부모님은 현재 이혼소송 중이고, 어머니는 다발성피부근염(근육 및 피부에 산발적으로 염증이 발생하는 병)을 앓고 있어 일을 할 수도 없는 상태다. 한동안은 염증이 얼굴과 팔다리 등 피부 밖으로까지 번져 나와 바깥출입도 할 수 없을 정도였지만, 치료를 계속하면서 현재는 근육 안에 생긴 염증으로 물건을 들거나 힘든 일을 할 수 없는 상태다. 집안 일은 온전히 아이들 몫이다.
지난달 말 겨우 기초생활수급자로 선정됐지만 수급비는 34만원을 지원받는 것이 고작이다. 이 돈으로는 월 26만원의 집세를 부담하기도 벅찬 형편이다. 수현이는 "저 같은 형편에 미술을 한다는 것이 욕심인 것만 같아 자퇴할 생각을 했다"며 "동생(중3)이 학교를 마칠 수 있도록 아르바이트를 해 돈을 벌 생각"이라고 했다.
그래도 수현이는 아직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다행히 다니던 학원 원장이 수강료를 깎아줘 학원에서 붓질을 계속하고 있다. 수현이는 "언제 그만둬야 할 형편이 될지 모르지만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만두는 그 날까지 열심히 꿈을 그리겠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et.co.kr
※배수현 양에게 희망을 나눠 주실 후원자를 찾습니다. 매달 몇 천원이라도 고정적으로 기부를 해 주실 분은 희망나눔 캠페인 홈페이지(hope.daegu.go.kr)에 신청하시거나 대구시청 자치행정과(053-803-2823)로 전화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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