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지금이 집 살 적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전세 살고 있는 사람들은 귀가 솔깃한 얘기입니다.
장호범(가명·38)씨도 요즘 이 말에 귀를 기울이고 있습니다. 미분양 주택이 많고 금리도 그리 높지 않은 지금이 내 집 마련에 나설 절호의 기회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장씨는 지금 집을 사러 돌아다녀야 할까요? 그리고 빚을 내 계약을 해야 할까요? 계명대 재무상담클리닉센터·한국투자증권과 함께 장씨의 앞길을 짚어봤습니다.
A.
◆과다한 대출이자 물며 아파트 사는 것 재고해야
최근 부동산 가격이 들썩이고 있다는 소식을 접하면서 장씨는 4, 5년 전처럼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 영영 집을 살 기회를 놓치지 않을까 하는 불안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내 집 마련을 지금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고민을 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부동산 가격 불안은 전국적인 현상이 아니라 강남 재건축 아파트와 분당 등 서울지역에 국한된 현상이다.
특히 대구는 아직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만만치 않아 향후 몇 년 내에 아파트 가격이 급상승한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급할 것이 없다는 판단이다.
물론 장씨처럼 실수요자라면 금융위기로 인해 아파트 가격이 많이 하락한 지금이 내 집 마련을 위한 절호의 기회일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 구입자금의 70% 이상을 자기자금으로 충당할 수 있는 경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장씨처럼 상당한 금액을 대출받아야 한다면 생각을 달리해야 한다.
장씨가 구입 계획을 갖고 있는 전용면적 85㎡(33평형)의 아파트는 가격이 약 2억5천만원 정도로 세금 등 부대비용을 합치면 약 1억3천만원 정도의 대출을 받아야 구입이 가능하다. 이때 매월 대출이자로 70만원(대출금리 6.5% 가정)을 내야 하며, 원금 상환을 할 경우 매월 100만원(20년 원리금 분할 상환, 대출금리 6.5% 가정)을 부담해야 한다. 또한 금융위기가 진정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시장금리가 올라가는 것도 부담이다. 이렇게 되면 자녀 교육자금과 노후준비 등은 뒷전으로 밀려나게 된다.
따라서 장씨는 지금 당장 내 집 마련에 나서기보다는 아파트 가격의 추이를 지켜보면서 목돈형성에 주력하는 것이 좋겠다.
◆낮은 금리도 고민, 높은 투자 위험도 고민
장씨뿐만 아니라 대다수 사람들이 낮은 금리에 고민이 많다. 정기예금을 하자니 금리가 낮아 돈을 불리기가 어렵고, 그렇다고 펀드투자를 하자니 원금손실이 두렵다. 진퇴양난이다.
장씨는 지금까지 정기예금과 정기적금만 해왔는데, 이는 과거 주식 직접투자로 크게 투자실패를 경험한 이유가 크다.
예금이냐 투자를 하느냐의 결정을 하는 데 있어 반드시 고려되어야 할 것은 재무목표의 달성 여부에 있다. 수십억원을 보유한 자산가라면 굳이 위험을 감수하지 않더라도 자녀교육이나 노후자금과 같은 재무목표를 달성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을 것이다. 이런 경우의 자산관리 목표는 안정성과 절세에 있다.
그러나 대부분 가계의 경우 투자 위험에 대한 두려움으로 정기예금만 고집해서는 본인의 재무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 따라서 장씨도 앞으로는 조금씩 투자에 관심을 가질 것을 권한다.
장씨와 상담한 결과 과거의 투자실패에 대한 경험 때문에 선뜻 투자를 결정하지 못하기 때문에 지금 당장 주식형펀드에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기보다는 보수적인 자산배분을 짜는 것이 좋겠다. 목돈 5천만원 중 2천만원은 정기예금을 하고 2천만원은 채권형펀드에, 나머지 1천만원은 채권혼합형펀드에 투자할 것을 권한다.
매월 넣는 저축은 좀 더 적극적으로 굴릴 것을 권한다. 저금리시대에는 투자를 외면하고는 돈을 불리기가 어렵다.
장씨처럼 지금까지 투자를 외면해 온 경우, 거치식펀드보다 적립식펀드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매월 저축하는 금액 중 정기적금에 50만원을 넣고, 적립식펀드에 100만원을 넣을 것을 권한다. 적립식펀드는 시간에 대한 분산효과 때문에 거치식펀드에 비해 변동성이 훨씬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적립식펀드를 투자하면서 펀드에 대한 이해도와 경험을 축적해 자신감이 생기면 그때부터 적극적인 자산배분전략을 통해 거치식펀드도 투자를 하면 된다.
◆노후준비는 연금상품이 유리
자산관리를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재무목표이면서도 가장 소홀히 생각하는 것이 노후준비다. 아마도 먼 훗날의 일이라 당장 급한 것부터 해결해놓고 보자는 이유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노후준비는 워낙 큰 돈이 필요하기 때문에 하루아침에 준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오랜 시간을 두고 꾸준히 저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장씨도 매월 50만원씩은 변액연금보험에 가입할 것을 권한다. 변액연금보험은 제6회 경험생명표가 적용되기 전에 가입하는 것이 유리하다. 제6회 경험생명표는 10월부터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되어 있다. 과거에는 일괄적으로 시행을 했는데, 그러다 보니 절판마케팅이라고 해서 일부 생명보험사의 경우 연금보험료가 오를 것이라는 소비자의 조급한 심리를 자극해서 부실한 상품 설명 및 불필요한 보험가입 유도 등 부작용이 만만치 않았다.
이 때문에 이번에는 일괄 시행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시행을 한다. 신규로 개발되는 상품은 10월부터 적용을 하되, 기존 판매중인 상품에 대해서는 보장성, 저축성, 연금보험 순으로 10월부터 올해 말까지 회사별로 단계적으로 적용하도록 했다. 가입하고자 하는 보험회사에 미리 변경시기를 확인하고 대처하는 것이 좋다.
최경철기자 koala@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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