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예에서 황제가 된 사나이.' 소설 제목이 아니다. 중남미 카리브해 아이티(Haiti)의 장 자크 데살린(1758~1806)은 절대로 이뤄지지 않을 것 같은 꿈을 이뤘다.
서아프리카에서 팔려온 흑인 노예 부모에게서 태어나 30세 때까지 프랑스인 지주가 경영하는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했다. 그후 해방된 흑인 지주에게 팔려가 3년간 일하면서 주인을 본따 '데살린'이라는 이름을 얻었다.
1791년 노예 반란에 참가하면서 그의 운명도 바뀐다. 반란군 지도자 루베르튀르 휘하에서 맹활약하면서 출세가도를 달렸다. 루베르튀르가 프랑스군에게 붙잡히자 지도자가 돼 프랑스군을 격파했다. 1804년 1월 1일 독립을 선언, 최초의 노예국가를 세웠다.
그해 10월 스스로 황제 자리에 올라 자크 1세로 칭했으나 치세는 2년에 불과했다. 자신의 노예 시절을 깡그리 잊은 듯 포악한 통치를 일삼았다. 사탕수수'커피농장을 국유화하고 국민들에게 가혹한 노동을 강요했다. 1806년 오늘, 반란군에게 살해되면서 왕정도 막을 내렸다. 아직도 아이티가 쿠데타, 정쟁의 소용돌이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데살린의 끝없는 권력욕에 기원을 두고 있는지도 모른다.
박병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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