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교육 없는 학교의 성패는 '얼마나 우수한 외부 강사진을 구성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상당수 학부모들이 아직도 학교 수업을 믿지 못하고 학원 강사들에게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사교육 없는 수업에 참여하지 않고 복도에서 뛰어놀던 한 학생은 "학원에 가야 해 학교 수업을 안 듣는다"고 했다. 이 학교 1천800명의 학생 가운데 430여명만이 사교육 없는 수업에 참가하고 있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래서 이 학교는 강사 선임에 특별히 신경을 쓰고 있다. 특히 사교육비 중 가장 큰 부담이 되는 영어교육을 위해 강사진을 우수한 원어민 교사들로 대거 구성했다. 강사진에 대한 검증을 위해 교사 선발을 대구미문화원에 맡겼다. 미문화원 측은 각국 영사관을 통해 4년제 대학 졸업자 중 범죄경력이 없고 교육학 관련 자격증을 소지한 지원자 중 성적과 면접을 통해 엄격히 선발했다.
이렇게 해서 뽑힌 강사들은 모두 5명. 미국, 캐나다, 남아공, 아일랜드 등 다양한 국적에 다양한 전공을 가지고 있다.
이들에 대한 대우와 지원은 파격적이다. 숙식제공은 기본이고 급여 수준도 학원 강사 이상이다. 또 한국의 교육문화에 대한 적응을 돕기 위해 담당교사를 배정, 사교육 없는 학교에 대한 이해와 수업법 등에 대해 의견을 나누도록 했다.
캐나다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9월부터 이 학교에서 강의하고 있는 마르샤씨는 "학교에서 제시하는 조건이 만족스러워 한국까지 오게 됐다"며 "한국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사교육 없는 학교의 배경과 의미를 잘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인 강사인 제롬씨는 "학생들의 학습능력에 놀랄 때가 많다. 똑똑한 학생들을 가르칠 수 있다는 것은 행운"이라고 만족해했다.
영어와 달리 수학은 학생들의 장단점을 속속들이 꿰뚫고 있는 학교 교사들로 구성했다. 학급당 15명 내외로 원어민 강의를 하고 있는 영어와 달리 수학은 4, 5명 단위로 수준별 수업을 진행, 학생들에 대한 일대 일 지도가 가능하다.
이 학교 남진수 교장은 "우수한 원어민 강사진이 갖춰지면서 강의 수준이 높아지고 교사들이 분발하는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며 "앞으로도 우수 강사진 확보나 강의료 지원에 적극 나서겠다"고 밝혔다.
최창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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