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사람이 좋다 삼수가 좋다

장영진 지음/맑고 깊고 넓은 물 펴냄

■사람이 좋다 삼수가 좋다/장영진 지음/맑고 깊고 넓은 물 펴냄

"감히 고백하건대 나처럼 살면 그냥 밥은 먹고 살 것입니다."

장영진 삼수장어 대표가 30년 외식사업의 경험을 더하고 뺄 것 없이 진술했다. 비린내가 날 정도로 날것의 이야기이자 편안하게 읽히는 책이다.

철가방 들고 하루에도 수십 차례 상가를 누비느라 어느덧 '어이! 족발'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30년 동안 식당을 운영하면서 집 한 칸 없이 14번 이사를 했다. 8번 점포를 열었지만 반은 실패했다. 처음 매장을 열었을 때는 '하루에 5만원만 벌어보자'는 생각으로 매달렸고, 밤에 네온 불이 들어오는 간판을 달 수 있다면 원이 없겠다는 생각으로 일했다. 그렇게 오랜 세월 희망과 좌절 사이를 오가며 외식사업에서 성공했다.

이 책은 커다란 경제이론을 들먹이지 않는다. 이래서 망하는구나. 이렇게 하니 손님이 오는구나, 는 식의 체험을 쓸 뿐이다. 그래서 책에 묶인 글들은 '먹고살기 위해' 정직하고 부지런하게 먼 길을 쉬지 않고 달려온 한 남자의 인생기에 해당한다. 사람은 누구나 달려야 한다. 인생이라는 달리기에는 훌륭한 코치의 조언도 없다. 달리기에 알맞은 음식을 먹으면서 훈련할 수도 없다. 피로하다고 쉴 수도 없다. 살자면 달려야 한다. 책은 그런 이야기들이다. 자영업을 하는 많은 사람이 그렇듯 '폼 잡으며' 달려온 이야기가 아니라, 숨을 헐떡이며 죽을힘을 다해 달려온 한 남자의 이야기다. 289쪽, 1만3천원.

조두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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