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오손 웰스

1938년 오늘 저녁 미국 전역이 대혼란에 빠졌다. CBS라디오의 드라마 '화성인의 습격' 방송 도중 화성인의 습격으로 미국 곳곳이 파괴되고 혼란에 빠졌다"는 긴급뉴스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이 뉴스는 필립스 기자로 분한 배우이자 천재적 연출가인 오손 웰스(당시 23세)기 연출한 것이었다. 오손 웰스의 연기가 얼마나 그럴 듯 했던지 청취자들은 방송 도중 '오손 웰스의 드라마를 보내드리고 있습니다'란 방송 멘트에도 불구하고 화성인 침공을 현실로 착각했다. 뉴욕에서는 수천명이 피란을 가고 피츠버그에서는 절망한 여성이 독약을 먹고 자살을 시도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전투 준비에 들어가는 등 미국 전역이 패닉 상태였다.

역사상 가장 대표적인 매스미디어 해프닝으로 기록된 이 사건은 곧 세계대전이 터질 것이라는 미국인들의 전쟁 공포 탓도 있지만 무엇보다 오손 웰스의 천재적 연출솜씨 때문이라고 한다. 웰스는 이 사건으로 재능을 인정받아 '신동'으로 불렸고 3년 뒤인 1941년 '20세기 최고의 영화'로 평가받는 '시민 케민'을 만든다. 그러나 상업적으로는 실패했다. 이 후의 그의 영화 인생도 상업적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다.

정경훈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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