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중구청장이 남성이 될 것이냐, 여성이 될 것이냐를 유권자들은 궁금해한다. 지난 선거에서 전격 단행됐던 여성 구청장 전략공천이 내년에도 이어질지가 관전 포인트다. 윤순영 구청장은 재선을 자신하고 있다. 하지만 경쟁 관계의 남자 출마 예상자들은 전략공천 자체에 강한 거부감을 나타내고 있다. 서구청장의 경우 내년 선거에서 대표적인 격전지로 꼽힌다. 서중현 구청장은 지역 기반을 무기 삼아 무소속 출마를 준비하고 있고, 이에 맞설 한나라당 대표 선수가 누가 될지 관심이다. 편집자주
◆중구청장
여성 전략공천이 이어질지가 최대 관심이다. 또 전략공천 주인공으로 윤순영 구청장이 다시 '찜'을 받을지도 관심거리다. 알려진 대로 윤 구청장은 지난 선거에서 여성 전략공천 몫으로 공천을 받았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여성 구청장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대구 의원들에게 전달했고, 의원들은 그의 의견을 받아들여 비교적 구세가 약한 중구를 전략공천 지역으로 선택했다는 게 정설이다. 당시 중·남구가 지역구인 곽성문 의원은 윤 구청장과 별다른 인연이 없었지만 전략공천 방침을 받아들였다. 경쟁자들은 강하게 반발했지만 당 방침을 꺾을 수는 없었다. 이 같은 전례를 감안해 내년 선거에서도 여성 몫으로 전략공천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따라서 전략공천의 주인공이 누가 될 것인가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 우선 재선 의지를 분명하게 밝힌 윤 구청장은 전략공천을 하든, 공천심사위의 평가를 거치든 '자신 있다'는 반응이다. 지난 4년간 중구 발전의 청사진을 제시했고, 중구의 변화를 이끌어왔다고 자부하고 있다. 특히 동성로 노점상 철거, 친환경적인 공공디자인, 중구가 인구수에 비해 자원봉사 인원이 가장 많은 점 등을 자신의 치적으로 꼽고 있다. 윤 구청장은 "공심위에서 공정하게 심사를 하면 (공천 받을)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윤 구청장의 잠재적 경쟁자로 꼽힌 남성희 대구보건대학교 총장은 "출마하지 않겠다"며 불출마 방침을 분명히 했다. 최근에서는 수성구에서 중구로 주소지를 이전했다는 소문도 나돌았지만 확인 결과 사실 무근이었다.
남성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다. 류규하 대구시의회 부의장은 중구 사정에 누구보다도 밝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구의원 재선, 시의원 재선을 거치는 동안 중구 발전을 끊임없이 고민했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중구 선거대책위 총괄본부장을 맡아 배영식 의원이 당선되는 데 일조했다. 류 부의장은 "여성 전략공천 지역으로 확정되지 않는다면 승산이 충분하다"며 "기초단체장은 전략공천이 바람직하지 않다"며 경계했다.
한기열 자유총연맹 대구시 중구지부장은 중구 토박이임을 강조하며 공천전에 뛰어들 태세다. 구의원 3선을 거쳤고, 지난 선거에서 시의원에 무소속으로 도전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그는 "마지막으로 중구에 봉사하고 싶다"고 말했다.
남해진 대구시장 정책협력보좌관도 출마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지난 선거에서도 중구청장에 도전했고,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1위에 올랐지만 여성 전략공천 탓에 억울하게 물러났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는 "이번 선거에서는 전략공천이 되지 않을 것이다. 지난번에 전략공천한 것으로 충분하다"며 "여론조사를 하든, 경선을 하든 능력 있는 인물이 공천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달희 한나라당 대구시당 사무처장도 여성 몫으로 북구청장 후보로 거론됐지만 본인은 불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 아직까지는 중구 이외의 지역에서 여성 구청장 후보로 뚜렷하게 부각되는 인사가 없는 실정이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서구청장
서중현 구청장에 맞설 한나라당 후보가 누가 될지 관심이다. 서 구청장은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40%가 넘는 득표로 당선됐다. 내년 선거 때까지 한나라당 입당이 쉽지 않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서 구청장은 "한나라당에 입당해 공천을 받아 출마하고 싶지만 당에서 기다리라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홍사덕 의원 측은 "입당하려는 적극적인 움직임이 없었다"고 밝혔다. 이처럼 엇갈리는 말을 두고 지역 정가에서는 서 구청장이 내년 선거 공천을 전제로 한나라당 입당 의사를 밝혔고, 홍 의원이 이를 거부한 것으로 풀이하고 있다.
서 구청장은 쉽게 넘볼 수 없는 탄탄한 지역 기반이 있다. 국회의원과 구청장 선거에 8번이나 출마해 고배를 마시는 과정에서 다져진 고정표가 만만치 않다는 평이다. 누가 한나라당 후보가 되더라도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배경이다.
서 구청장은 무소속 출마 의사를 밝혔다. 그는 "무소속으로 출마할 상황이 온다면 피하지 않겠다"며 "한나라당 후보가 누가 되든지 부담 없다. 선의의 경쟁을 하고 싶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구청장에 당선되면 2012년 총선에 출마할 것이란 얘기도 있다. 그러나 그는 "유언비어다. 서구 현안들을 해결하려면 최소 4, 5년이 걸린다"며 총선 출마설을 부인했다.
한나라당 공천 신청 의사를 밝힌 인사들은 모두 홍사덕 의원과의 친분을 과시하고 있다.
강성호 전 대구시의원은 서 구청장에 맞서 이길 수 있는 유일한 인물이라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2위를 했고, 시의원 2번과 구의원을 거치는 등 구민들에게 나름대로 검증을 받았다는 것이 근거다. 꾸준하게 지역구를 관리했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지역 기반이 없는 인물을 공천해서는 결코 서 구청장을 이길 수 없다"며 "공천이 순리대로 간다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손창민 한나라당 여의도연구소 정책자문위원은 당 공헌도가 높다는 점을 강조한다. 대선 당시 중앙당 선대위 농수산 분과 부위원장을 맡았고, 최근에는 정책위 정책자문위원으로 위촉됐다. 또 경북농민축산과 (주)나라네트웍스 등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CEO라는 점도 자랑하고 있다. 지난해 보궐선거에 출마했었고, 1998년부터 당 생활을 했다. 손 위원은 "서구청 공무원들도 상당히 우호적이다"며 "공천에서 합리적인 기준만 마련되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말했다.
조호현 전 대구경북연구원 선임연구원도 출마할 뜻을 밝혔다. 조 연구원은 육군3사관학교 교수, 대구 테크노파크 전문위원, 외국인투자기업 CEO 등 산학연을 모두 거쳤다는 점을 내세우고 있다. 또 전문가들로 구성된 친박 모임인 '밝은 미래'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그는 "서구를 발전시킬 정책과 비전이 있다"고 말했다.
박진홍 선진서구연구포럼 대표는 "홍 의원과 정치적 동지"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 공천을 받았지만 반납하고 친박연대 후보였던 홍 의원을 도왔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류한국 전 서구 부구청장도 출마설이 나돌고 있다. 류 전 부구청장은 올 초 이사관으로 승진해 현재 국방대학교에서 교육을 받고 있다. 아직은 분명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고, 공천 가능 여부를 지켜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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