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700자 읽기]곰의 탈을 쓴 여우

신이 글/노란 잠수함 펴냄

영화배우 신이가 첫 장편 소설을 냈다. 줄여서 '곰.탈.여'. 제목만큼이나 내용도 재기발랄한 로맨스 소설이다. 다소 유치하면서도 재미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를 떠올리면 될 것 같다. 아마 그녀가 책을 낸다면 바로 이런 책을 쓰리라 싶을 만큼 저자와 책의 캐릭터가 일치하는 게 재미있다.

주인공 현경은 영화 홍보사에 근무하는 커리어우먼이다. 여자는 곰이나 여우 둘 중 하나라는데, 현경은 '곰'의 탈을 쓴 '여우'다. 당차고 도도한 현경이는 우연히 아이돌 가수 출신인 6세 연하의 훈남 수빈을 만나고 첫눈에 사랑에 빠진다. 쿨하고 주도적으로 남자를 만나던 현경이지만, 뭔가 남들과 다른 정신세계를 가지고 어디로 튈지 모르는 수빈이 앞에서 어찌할 줄 모른다. 예쁜 모습만 보여주고 싶은데 경상도 사투리로 고래고래 소리 지르는 모습을 들키는가 하면, 자전거를 타다가 추위 때문에 콧물과 눈물로 범벅된 얼굴을 보이고 말 아찔한 상황에 처한다. 그러던 중, 수빈이는 가수 활동을 위해 일본으로 건너가야 하게 되는데. 현경과 수빈의 사랑은 어떻게 될까.

친구의 연애 스토리를 듣는 듯 생생한 감정 묘사와 닭살 돋는 연애 판타지가 적절하게 버무려졌다. 264쪽, 9천원.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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