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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귀신 철차 타고 온다" 의병들 습격 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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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강점기 때 대구역 모습. 목조 2층의 르네상스풍 건물은 당시 지방 역사 가운데는 부산과 신의주에 이어 세 번째 규모였다.
일제강점기 때 대구역 모습. 목조 2층의 르네상스풍 건물은 당시 지방 역사 가운데는 부산과 신의주에 이어 세 번째 규모였다.

1899년 경인철도가 개통돼 운행을 시작했다. 평균 시속은 20㎞ 정도에 불과했으나 우마차가 일반적이었던 당시로는 빠른 속도였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천리를 날아가는 귀신 미투리'라는 홍보 문구도 이를 반영한 것이다.

정해진 시간에 도착하고 출발하는 기차는 수천 년 동안 뿌리박힌 시간과 공간에 대한 인식마저 흔들었다. 달구지로 한나절 길, 걸어서 하룻길 등으로 두루뭉술하게 따지던 시간과 거리는 기계적 시간에 맞춰 움직이는 기차를 이용하면서부터 아무런 쓸모가 없어졌다.

기차는 남녀노소를 구분하지 않고 마구 태워 '남녀칠세부동석' '장유유서' 같은 조선의 예절을 약화시켰다. 나이와 성별에 관계없이 표에 찍힌 번호의 좌석에 앉도록 만듦으로써 대중이라는 개념을 만드는 데 기여했다. 갓쓴 남자와 장옷을 입은 여자가 같은 의자에 앉게 만드는 기차를 두고 '빠르기는 하지만 내외를 모르는 상놈'이라고 빗댄 말도 나왔다고 한다.(최규진, 근대를 보는 창 20)

'서양 귀신은 화륜선을 타고 오고, 일본 귀신은 철차 타고 온다'는 동요가 나올 정도로 철도는 수탈의 상징이어서 조선인들의 공격 대상이 됐다. 선로에 돌을 쌓아 기차 통행을 방해하는 경우가 잦자 일본은 철도 주변 주민들에게 강제로 순찰을 시키고, 피해를 입으면 연대책임을 지우기까지 했다. 의병들의 역사 습격도 곳곳에서 이어졌다. 대구에서는 1904년 8월 의병 200명이 청부회사를 공격하는 일이 발생했으며, 1907년 전후로 선로에 돌을 쌓아 열차 통행을 방해하는 일이 많았는데 주로 경산-만촌-신동 구간에서 일어났다고 한다.

김재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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