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클럽 월드컵서도 '파리아스 매직' 통했나

포항, 아프리카 챔프 TP 마젬베에 역전승…K리그 사상 첫 4강

'아시아 챔피언' 포항 스틸러스가 아프리카 챔피언 TP 마젬베에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고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4강에 올랐다.

포항은 12일 새벽 아랍에미리트연합(UAE) 아부다비의 모하메드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대회 6강전에서 데닐손이 2골을 터뜨리며 맹활약, TP 마젬베(콩고)를 2대1로 눌렀다. 전반 중반 선취골을 내줬지만 후반 2골을 몰아넣으며 K-리그 사상 처음으로 클럽 월드컵 4강에 진출했다. 포항은 16일 오전 1시 남미 최강 에스투디안테(아르헨티나)와 준결승전을 치른다.

포항은 초반부터 마젬베를 몰아치며 공격을 주도했다. 코너킥과 프리킥에 의한 날카로운 세트피스 공격을 가했으나 마젬베 골키퍼 키디바의 정면에 안기거나 펀칭에 걸리는 등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포항이 공격 기회를 살리지 못하면서 선제 골을 내줬다. 마젬베는 전반 28분 미드필드 정면에서 볼을 잡은 음벤자 베디가 통렬한 중거리슛을 날려 첫 골을 뽑아냈다.

이후 포항이 매섭게 반격에 나섰다. 상대 수비 뒷공간에 찔러주는 스루패스와 롱패스가 잇따라 연결됐지만 결정력이 떨어져 동점 골이 터지지 않았다. 전반 38분 김재성이 골키퍼와 맞서는 1대1 기회를 놓쳤고 2분 뒤 데닐손의 헤딩슛은 골키퍼 손에 걸리고 말았다. 이어 김재성과 남궁도가 결정적인 상황에서 슛을 쏘지 못했다.

그러나 포항은 후반 들어 바로 만회 골을 터뜨렸다. 후반 5분 미드필드 왼쪽에서 김정겸이 반대편으로 올려준 크로스가 바운드된 후 골지역 오른쪽에 있던 노병준이 살짝 띄워준 볼을 데닐손이 헤딩으로 연결, 마젬베의 골망을 흔들었다.

분위기가 달아오르며 양 팀은 팽팽한 공방전을 벌였고 공세의 고삐를 더욱 죈 포항이 상대 진영을 유린했으나 오프사이드에 걸리는 등 아쉬운 상황이 이어졌다. 마젬베는 역습을 통해 날카로운 반격에 나섰으나 정밀함이 부족해 상황을 바꾸지 못했다.

후반 33분, 이날의 '영웅' 데닐손이 다시 한 번 날아올랐다. 데닐손은 미드필드에서 수비 뒷공간으로 길게 패스가 이어지자 이를 잡아 문전으로 달려간 뒤 골키퍼를 앞에 두고 강한 슛을 날려 마젬베에 충격을 안겼다.

클럽 월드컵에서 '매직'을 꿈꾸는 포항의 파리아스 감독은 적절한 선수 교체로 그라운드를 장악했다. 후반 초반 남궁도 대신 황진성을 들여보낸 데 이어 후반 36분 부상 당한 신형민을 빼고 고슬기를 투입, 공격 속도를 늦추지 않았다. 후반 43분에는 노병준 대신 송창호를 내보내며 승리를 확인했다.

다급해진 마젬베는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릴 때까지 반격을 멈추지 않았지만 끝내 포항의 골문을 더 이상 열어젖히지 못했다. 이호준기자 hoper@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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