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독자와 함께] 구미 선산 지하차도 공사에 인근 지주 "탁상행정" 반발

"말 한마디 없이 내 땅 무용지물로 만들다니… "

"탁상행정 때문에 소박한 시민의 꿈이 한순간 물거품이 됐다면 누가 보상해 줍니까?"

경북 칠곡 미군부대에 근무하는 A(50·칠곡 왜관읍)씨는 퇴직 후 시골에서 작은 식당을 운영하면서 노후를 보낼 생각으로 직장동료 B(51)씨와 같이 구미 선산읍 죽장1리 마을 어귀에 249.5㎡ 규모의 땅을 몇년 전 매입했다.

그런데 지난해 11월 A씨에게 느닷없이 보상금을 수령해가라는 통보가 왔다. 경상북도가 구미 옥성~선산 도로를 4차로로 확장하는데 자신의 땅 일부가 공사용지로 편입됐다는 것이다. A씨는 좁은 마을진입로가 이번 공사로 인해 넓어지게 됐다는 생각에서 별다른 의혹 없이 보상금을 받고 마을 진입로와 인접한 땅 60.5㎡를 넘겼다.

하지만 공사가 시작되면서 생각지도 못했던 일이 벌어졌다. 보상금을 받고 넘겨준 자신의 땅에 5m 깊이의 구덩이를 파고 지하차도 공사(사진)가 진행된 것. 이 때문에 A씨의 남은 땅(189㎡)은 진출입로가 없어지고 전면이 낭떠러지로 변해 아무 쓸모가 없는 땅이 돼 버렸다.

A씨는 "농기계를 몰고 4차로를 횡단해야 하는 위험요소를 없애 달라는 주민들의 민원 때문에 당초 계획을 변경해 이곳에 지하도를 건설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하지만 이해 당사자에게 한마디 협의도 없이 일방적으로 공사를 강행해 어렵게 장만한 땅이 쓸모없는 땅으로 변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경북도 관계자는 "민원해결 차원에서 설계를 변경했으며 보상을 담당하고 있는 구미시가 충분히 협의를 한 줄 알았다"며 "이해당사자와 협의 없이 공사를 강행한 것은 잘못된 일이며, A씨가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주민들과 대책을 협의해 보겠다"고 밝혔다.

구미·정창구기자 jungc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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