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들이 평생 사용하는 화장품 비용이 수입의 25%를 차지한다고 한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여성들의 속성상 화장품에 대한 투자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인 것. 하지만 여성들이 구입해야 하는 화장품의 종류는 많아도 너무 많다. 게다가 업체들은 늘 이름조차 생소한 새로운 제품을 만들어내 여성들의 지갑을 열도록 재촉하고, 여성들은 이것을 구매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은 불안감에 시달린다. 과연 화장품은 피부에 보약인가?
◆외모에 대해서는 귀 얇은 여성
직장인 안여경(34)씨는 아침에 일어나 폼 클렌징으로 세안을 한 후 스킨과 에센스, 로션, 아이크림, 탄력크림, 자외선 차단제의 순으로 기초 화장을 한다. 이후 메이크업 베이스를 바른 뒤 파운데이션으로 화사한 피부 표현을 마무리한다.
지난주부터는 스킨 이후에 '부스터'라는 새로운 단계를 하나 더 추가했다. 늘 즐겨 찾는 브랜드의 화장품 매장을 찾았다가 "부스터를 바르면 다음 단계에 사용하게 되는 화장품의 기능과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는 설명에 또 지갑을 열고 만 것이다.
이런 안씨의 한 달 화장품 값 지출액은 평균 20만원을 훌쩍 넘어선다. 안씨는 "20대부터 꾸준히 써 왔던 해외 브랜드 화장품을 아직까지 애용하고 있는데 매달 스킨이나 로션, 크림 등이 번갈아가며 떨어지다보니 지출액이 꽤 많아진다"며 푸념했다.
몇년 전부터 '네 가지의 기초화장품 단계를 꼭 신봉할 필요가 없다'는 화장품 업계 관계자들의 '증언'이 쏟아지고, 이런 내용들을 다룬 언론 보도도 늘어나고 있지만 여성들은 그래도 습관처럼 화장품 구매를 계속하고 있다. 안씨는 "언론 보도를 접할 때면 '아, 그렇구나'라고 생각은 하지만, 막상 화장을 하다보면 마음이 놓이질 않아 습관처럼 화장품업체들이 추천하는 모든 화장품을 줄이어 사용하게 된다"며 "아무래도 외모를 중시하는 여성들에게 있어 얼굴은 한번 망가지면 돌이키기 힘들다보니 좋다는 광고에 귀가 얇아질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화장품 단계를 줄여라
몇년 전 출판됐던 '대한민국 화장품의 비밀'과 '화장품 회사가 당신에게 알려주지 않는 진실'이라는 책은 수많은 여성들을 경악하게 했다. 여성들이 '철칙'으로 신봉해 왔던 '기초 4종 세트'는 사실상 비슷한 원료에 점성만 다른 물질이라고 밝혔기 때문이다. 모두 보습과 영양공급이라는 같은 목적을 가지고 있으며 폴리머(화장품의 점성과 탄성을 결정짓는 화학물)를 다루는 방식에 따라 제품명이 달라진다는 것.
'많이 바를 수록 좋다'는 그릇된 편견을 신봉하는 수 많은 여성들에게 전문가들은 "꼭 필요한 것만으로 단계를 줄이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이들이 줄일 것을 추천하는 단계 중 첫 번째는 클렌징. '화장은 하는 것보다 지우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광고 문구처럼 많은 여성들이 클렌징은 수차례 꼼꼼히 해야 하는것으로 알고 있지만 너무 과도한 클렌징은 오히려 피부를 망가지게 하고 회복이 힘들게 한다는 것. 진한 색조화장을 했을 경우에만 흔히 '이중세안'이라 불리는 유성, 수성으로 두번 세안을 하고 평소에는 수성 세안만 해도 무방하다고 한다.
흔히 '스킨'이라고 불리는 화장수는 이물질을 닦아내는 용도이기 때문에 '수분이나 영양을 공급한다'는 허황된 믿음은 갖지 않는것이 좋다. 색소가 첨가되지 않고 방부제가 최소한으로 들어간 제품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크림이나 로션, 에센스, 세럼 등은 점성만 다른 비슷한 제품이기 때문에 자신에게 맞는 한 가지만을 선택하면 된다. 그리고 빼 놓지 말아야 할 것이 선크림이라고 불리는 자외선 차단제. 과거에는 선크림이 여름철 피부 화상을 일으키는 자외선B만 차단했지만 요즘은 흐린 날에도 피부에 침투해 주름을 일으키는 자외선 A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어 UVA, UVB모두 차단할 수 있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화장품 속 성분을 따져라
흔히 화장품을 선택할 때는 자신이 선호하는 브랜드를 지속적으로 사용하거나, 광고나 주변사람들의 조언 등을 통해 정보를 얻고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화장품을 선택할 지는 자신의 피부타입과 라이프스타일, 생활환경 등을 충분히 고려해 기능과 성분을 꼼꼼히 따져보고 선택하는 것이 좋다.
동아백화점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민감성 피부의 경우 화장품 사용 후 붉어지거나 화끈거림 등의 증상을 많이 호소하는데 이럴 경우 산성도가 높은 성분 때문일 확률이 높다"며 "건조한 타입의 경우 알코올, 페퍼민트 등의 성분은 건조함을 더욱 증가시키므로 사용시 주의해야하며, 지성피부는 코코넛오일·바세린·시어버터 같은 성분이 피부 트러블을 유발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나이에 따라 피부 상태도 다르기 때문에 나이에 맞는 화장품을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너무 일찍부터 고기능성 제품을 사용한다면 이른바 '피부 내성 문제'가 불거질 수 있어 오히려 피부에 해로울 수 있다는 것.
대구백화점 화장품 매장 관계자는 "30대부터는 탄력과 수분이 줄어들면서 피부 노화가 시작되는 단계이므로 유수분 밸런스를 고려해야 하며, 40~50대 이후부터 기능성 화장품과 고농축 에센스에 관심을 가지는 것이 좋다"고 했다.
한윤조기자 cgdrea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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