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푸짐하게 양을 듬뿍 주는 인심 좋은 집이 인기였다. 요즘은 양보다 질을 우선한다. 다이어트가 가능한 웰빙 음식점은 어디든지 문전성시를 이룬다. 물론 맛과 양이 일치하면 일석이조다. 웰빙 음식점 중 버섯 전문점이 인기다. 암예방, 콜레스트롤, 노화방지, 혈압 당뇨에 좋다는 버섯의 효능이 은근히 마음을 당긴다. 대구 수성구 대구스타디움 관리사무소 직원들은 덕원고 입구 '욱수골 나들목' 식당이 단골 뒤풀이 장소다. 큰 행사를 치르고 나면 대구스타디움 관리사무소 김명일(57)소장은 허스키한 목소리로 "모두들 수고했어, 그집으로 모여!"하면 직원들은 다 알아듣는다. 얼핏 이름만 들어서는 어떤 음식점인지 가늠하기 어렵다. 하지만 단골손님들은 쉬쉬하면서 숨겨 놓은 집이다. 주인의 푸짐한 인심은 덤이다.
'욱수골 나들목' 식당(대표 구자경)은 자연산 버섯 전문점이다. 버섯 모듬샤브, 고급버섯전골, 버섯불고기, 버섯탕, 버섯수재비, 버섯칼국수 등 다양한 메뉴가 선보인다. 모듬샤브샤브를 주문하면 큰 냄비에 노루궁뎅이, 황금비늘, 목이, 참송이, 능이, 표고, 느타리, 팽이, 송이 등 10여가지 버섯이 한가득 담겨 나온다. 보기만 해도 "정말 몸에 좋겠다"란 생각이 든다.
김 소장은 "평소엔 구내식당을 이용하지만 큰 행사를 무사히 잘 치르고 나면 수고한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해 꼭 이집을 찾는다"고 말한다. 나들목의 가장 큰 장점은 1인당 1만원 남짓한 돈으로 다양한 버섯맛을 볼 수 있다는 것. 버섯이라면 고작 송이, 표고, 팽이, 느타리버섯 정도만 알고 있었다는 대구스타디움 관리사무소 운영계 직원인 이영아 씨는 "이집에 오면 신기한 버섯들을 보며 이름도 익히고, 맛도 즐기는 재미가 여간 쏠쏠하지 않다"며 "다이어트에 도움되는 음식이라 더 좋다"고 평가한다.
구 대표는 "웰빙음식의 대표인 버섯은 싱싱한 원료 확보가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한다. 구 대표 부부는 버섯 고유의 맛을 내기 위해 식당마당 뒤편에 직접 버섯을 재배하고 있다. 주차장 뒤 두동의 버섯재배사에는 노루궁뎅이버섯과 목이버섯, 황금비늘버섯, 참송이버섯 등 다양한 버섯들이 싱싱하게 자라고 있다.
안주인 안치숙 씨는 "버섯재배사에서 금방 따온 신선한 버섯을 사용하는 것이 우리집 맛의 특징"이라고 내세운다. 운영계 강연정(32) 씨도 "노루궁뎅이버섯과 생 목이버섯 등 생버섯을 즐길 수 있다는 것도 이집만의 특징"이라며 "출산 후 살이 안 빠져 고심했는데 이집에서는 전혀 그런 걱정 안 한다"고 귀띔했다.
나들목의 주 메뉴는 모듬샤브와 전골이다. 모듬샤브는 쑥갓 등 기본 야채와 버섯을 넣고 살짝 익혀 고추냉이 양념장에 찍어 먹는다. 살짝 익힌 버섯이 오돌오돌하게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 게다가 버섯마다 다른 향이 입안에 퍼지면서 오묘한 느낌이 든다. 버섯을 우려낸 국물을 넘기는 순간 속이 시원해진다. 감기 초기 증세로 몸이 으슬으슬 할 때는 버섯탕과 버섯 국물로 맛을 낸 수제비와 칼국수 한그릇이면 땀이 쫙 흐르면서 몸이 개운해진다. 전골은 모듬샤브와는 또 다른 맛이다. 약간 매콤하면서 감칠맛이 돈다. 점심시간에는 대부분 가볍게 버섯탕과 칼국수를 즐겨 찾는다. 저녁에는 모듬샤브와 전골이 대세다. 노루궁데이버섯을 갈아넣어 이집만의 독특한 맛을 내는 노루궁뎅이 동동주는 다른 곳에서는 쉽게 맛볼 수 없어 인기다.
웰빙음식에 비해 가격도 그다지 비싸지 않다. 모듬샤브는 2만5천~3만5천원, 고급전골은 2만~3만원, 버섯불고기는 1인당 1만5천원이다. 이외에도 버섯칼국수와 수제비는 5천원, 버섯탕과 버섯새싹비빔밤은 6천원, 해물버섯전 8천원, 생노루궁뎅이버섯 한 접시는 1만원이다. 버섯갈비찜(3만8천원)도 4식구가 즐기기엔 안성맞춤이다. 관리사무소의 성진문 운영담당은 "서울 등 외부에서 출장 온 손님들에게 독특한 음식을 대접할 때도 이집을 찾는다"고 소개한다. 053)793-9906.
이홍섭기자 hslee@msnet.co.kr
사진'안상호 편집위원 shah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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