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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삶] 논공단지 민간외교관 남동진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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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슈퍼는 외국인 근로자 사랑방, 저는 큰형입니다"

추워진 날씨를 걱정하며 외국인 근로자에게 장갑을 끼워주고 있는 남동진(왼쪽) 씨.
추워진 날씨를 걱정하며 외국인 근로자에게 장갑을 끼워주고 있는 남동진(왼쪽) 씨.

"올 겨울은 많이 춥다고 하니 손을 많이 쓰는 자넨 장갑 꼭 챙겨야 해. 자, 어서 껴봐."

대구시 달성군 논공읍 대구달성산업단지에서 에이 플러스 할인마트를 운영하는 남동진(45) 씨가 자신의 가게를 찾은 한 외국인 근로자의 손을 정겹게 잡고 장갑을 끼워주자 그도 활짝 열린 가슴으로 웃는다.

인근 공단에서 일하는 외국인 근로자들 사이에 친구이자 형님으로 통하는 남 씨. 오갈 데 없는 그들에게 자신의 공간을 선뜻 내어주는가 하면, 일자리를 잃어 어려워할 때는 취업을 알선해 주기도 한다. 고국으로 돌아가는 근로자에게 할인 항공권도 구해주고, 우리말이 서툰 그들이 고용주와 크고 작은 오해가 있을 때면 고충을 해결하기 위해 힘을 보탠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크고 작은 행사의 든든한 후원자로 도움을 준 지도 오래다.

외국인 근로자들의 생필품을 공급하며 맺은 인연이 올해로 13년째. 이제 남 씨의 가게는 이방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교류와 정보의 사랑방이 돼 버렸다.

자동차 부품업체에서 일하는 우즈베키스탄 출신 알리(35) 씨는 "아저씨 너무 사랑해요. 내가 돈 없고 직장 없을 때 나에게 방도 내어주고 일자리도 찾아줬어요. 아저씨께 사랑 많이 받았어요. 아저씨 같은 한국사람 많았으면 좋겠어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세워 보였다.

외국인 근로자들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항상 웃는 얼굴로 맞이하며 그들과 친숙해지기 위해 동남아를 비롯해 10여 개 나라의 인사말도 꿰고 있는 남 씨는 "슈퍼는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곳이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사업주와 구직 외국인들의 가교 역할을 하게 되는데 서로 원하는 일이 해결될 때 보람을 느낀다"며 "예전에 우리가 아메리칸 드림을 꿈꾸며 미국으로 진출했던 것처럼 이들도 대부분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일자리를 찾아 한국에 온 만큼 따뜻한 마음으로 대한다면 한국에 대한 이미지가 높아질 것"이라며 글로벌 시대에 맞는 나라 사랑을 강조하기도 한다.

어떻게 외국인 근로자들을 위해 많은 도움을 주게 됐느냐는 물음에 "제가 외국인들로부터 얻은 이익을 그들에게 사랑으로 돌려주는 것"이라는 담백한 대답이 돌아왔다.

달성산업단지에서 일하는 10여 개국 2천여 명의 외국인 근로자들이 시린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는 그는 그들의 진정한 이웃이자 '코리아 브랜드'를 높이는 숨어 있는 민간 외교관이 아닐까.

글·사진 이철순 시민기자 bubryun@hanmail.net

멘토:김대호기자 dhkim@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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