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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생크 아 세트 /김경원 지음/창해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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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리적 외상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 자화상 그려

매일신문 신춘문예 출신의 소설가 김경원의 중편, 단편소설이 실린 소설집이다. 책의 제목이기도 한 '생크 아 세트' (De Cinq a Sept)는 오후 5시에서 7시 사이를 뜻하는 프랑스어로, 낮과 밤이 만나는 매혹의 시간, 황혼이 깃들고 땅거미가 지는 해질녘으로 특별한 두 사람이 만나 사랑을 나누는 시간을 말한다. 그러나 책의 제목과 달리 작품 속의 주인공들은 사랑의 주변을 맴돌면서 철저히 고독하다. 현대 사회의 심리적인 외상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동시에 자신과 타인 모두 그 아픔을 보지 못하고 군중 속에 파묻히고 마는 굴절된 초상을 그려냈다. 책은 우리가 진정 추구해야 할 가치는 무엇이었으며 이 허망한 세상살이에서 그러한 메시지를 던져줄 이는 누구인지 묻고 있다.

오늘의 소설 문단에는 서사의 흐름이 위태롭고 과장된 생각과 기교가 넘치는 소설이 횡행한다. 작품 생산에서 다른 어떤 장르보다 자본에 더 밀착되는 것이 소설의 현주소가 아닌가? 자본의 타락과 횡포를 경계하고 비판하는 데 앞장서야 할 장르인데도 오히려 그것에 더 밀착해 예속적인 측면을 드러내 보인다는 점에서 소설의 진정성 상실은 뚜렷하다. 그럼에도 김경원은 생활을 문학에 담아내는 데 안정감을 보여준다.

작가는 재봉틀로 옷을 짓기보다는 손바느질로 한 땀씩 작품을 완성해 나간다. 자신이 만든 옷이 자기만 만들 수 있는 고유한 것이라는 데 대한 자부심이 강한 작가다.

김경원은 서울에서 태어나 서울예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했고 1998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단편소설로 등단했다. 2008년 대구문학상을 수상했으며 반월소설대학 강사와 대구교육청 문학영재 지도강사를 지냈다. 장편소설 '메일 쓰는 여자'와 '와인이 있는 침대'를 출간해 작가적 역량을 보여준 바 있다. 중편소설과 단편소설이 실린 창작집은 이번이 처음이다. 271쪽. 1만원.

이동관기자 dkd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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